- ‘짤’‘밈’ 경쟁에 정책토론도 실종
- 청년 눈높이 맞춘 선거전략 택해
- 시대적 거대담론 뒷전으로 밀려
- 미래비전·자질 놓고 경쟁 펼쳐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기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 비전과 자질을 놓고 경쟁해야 할 20대 대선이 한없이 가벼워지고 있다. 거대 담론은 소멸하고 후보들은 소소한 일상 공약에 주력하고 있다. 깊이 있는 토론보다는 한 줄 공약과 말초적 재미를 자극하는 ‘짤’과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이 대선판을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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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인천 남동공단 경우정밀을 찾아 공장 관계자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날 서울 대방동 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는 모습. 김정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0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미성년 상속인의 빚 대물림을 막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후로 벌써 44번째다. 이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석열 씨의 심쿵약속’ 5번째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확대 공약을 내놨다. 이와 함께 장애인 저상버스 확대,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 구분과 관련한 59초 자리 짧은 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이 후보가 최근 탈모약 건보 적용 등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큰 호응을 얻자 윤 후보도 맞춤형 공약 경쟁에 적극 가담한 모습이다. 윤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월 200만 원’ 등 짧은 한 줄 공약‘을 선보이며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정책 메시지나 온라인 소통 방식은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를 겨냥한 것이 많다. 대선 승리를 위해 이들의 표심을 끌어낼 눈높이 전략을 택한 셈이다.
과거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고 가벼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시대적 특성과 함께 후보들의 낮은 자질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줄 공약은 구체적인 설명이나 대안이 필요없고,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문제는 ‘양념’에 그쳐야 할 생활 공약과 콘텐츠가 대선 정책을 주도한다는 점이다. 대선이 60일도 남지 않았지만, 여야 대선 후보들의 대표 공약은 희미하다. 경제민주화(2012년 대선), 적폐 청산(2017년 대선) 등 역대 대선을 관통했던 시대적 거대 담론이나 한반도 대운하,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대표 공약을 놓고 이뤄지는 치열한 토론도 이번 대선에서는 볼 수 없다.
인천대 이준한(정치외교학) 교수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시대흐름이 거대담론 선거에서 경제·미시선거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전에도 마이크로 타깃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복지담론, 균형발전 등 큰 담론 아래 하위였는데 이제는 그것이 메인을 대체해버렸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특히 완전히 표계산을 위한 타깃팅에 그쳤다는 게 문제”라면서 “사회 통합이라는 대의 없이 특정 연령과 지역, 계층을 분리하는 득표 전략은 곤란하다. 국가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뒷전으로 밀린 대표 공약 논의도 활성화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