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총 李대표 사퇴 압박 등 성토
- 李 "연습문제 등 표현 정말 죄송
- 세 번째 도망가면 당대표 사퇴"
- 언행 사과·선대위 복귀 뜻 밝혀

- ‘尹 쇄신안’ 하루 만에 빛 바래
- 재보선 공천권 다툼 서막 분석도

국민의힘은 6일 하루종일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초유의 당대표 탄핵 위기가 극적으로 봉합되면서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선 가도도 기로에 섰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웃는 모습으로 껴안고 있다. 김정록 기자

윤 후보는 지난 5일 선대위 해선을 선언하면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관계가 파국을 맞은 데 이어 6일에는 온종일 이준석 대표와 극한 충돌을 이어갔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선대위 쇄신안의 핵심인 권영세 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 임명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겸 사무부총장 임명권의 최고위 상정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이 대표는 권영세 본부장 인선에는 마지못해 찬성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부총장 임명에는 끝까지 반대했다. 이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란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며 윤 후보 측에 힘을 실었다.

인선 갈등에 앞서 이 대표가 낸 이른바 ‘연습 문제’ 후폭풍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전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에게 제시한 연습문제 3가지 ▷지하철 출근길 인사 ▷젠더·게임 특위 ▷플랫폼 노동자 체험이 거부당했다며 “무운을 빈다”고 사실상 결별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윤 후보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역 주변에서 출근길 인사를 진행하면서 한때 양측 간 해빙을 점치는 분위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연락받은 것도 없고 관심 없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오후에 진행된 의원총회 공개 연설에서 연습문제 발언과 관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 용어를 쓴 거다. 그 표현이 불편했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후보와 갈등을 봉합한 뒤 “세 번째 도망가면 당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말하며 선대위 복귀 뜻을 밝혔다.

양측간 갈등이 봉합된 데는 이대로라면 대선 승리는 물 건너 간다는 절박한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 측의 불신이 쌓인 탓에 완전한 봉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양측의 갈등 저변엔 오는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6·1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로서는 ‘포스트 대선’ 국면의 당내 지형까지 고려해 공천권에서도 주도권을 쥐려 하고 이 대표 역시 공천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가 달라지는 만큼 견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선에서 패배하면 재보선은 의미 없고, 지방선거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양측 간 충돌을 보는 시선은 냉랭할 수밖에 없다. 특히 쇄신안 발표 하루 만에 당 내분만 부각되면서 윤 후보의 쇄신안은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