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내가 살고 있는 구·군을 이끌어갈 4년 임기의 새로운 지도자는 누가 될까.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라 있지만, ‘커튼’ 뒤에서 펼쳐지는 지역 구청장·군수 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물밑 경쟁은 오히려 더 뜨겁다. 국제신문은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선거구도를 짚어보는 기획 기사를 연속 게재한다.
■ 해운대구
- 민주, 홍순헌 現구청장 출마
- 당내 경쟁자 없어 재선가도
- 탈환 노리는 국힘 ‘3강 구도’
- 최준식·강무길·김성수 채비
부산지역 대부분의 기초단체가 그렇듯이 해운대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현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처음으로 나온 곳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심 ‘수성’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하는 곳이기도 하다. 반면 국민의힘은 반드시 구청장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홍순헌(59) 구청장과 당내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인물이 전무하다. 홍 구청장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52.33%(10만3226표)를 얻어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백선기 전 구청장(37.86%)에 압승했다. 대학교수(토목공학) 출신인 홍 구청장은 부산의 첫 신도시인 좌동 해운대신시가지의 명칭을 해운대그린시티로 바꾸고 주거 시설과 일자리를 갖추는 도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반여·반송·석대동은 주거와 문화시설이 결합된 ‘도심융합특구’ 건설로 해운대의 좌우 발전을 견인한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의 대변인을 거치는 등 민주당의 뿌리와 가깝지만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의 핵심 공약인 어반루프 사업을 공개적으로 찬성할 만큼 유연성도 갖췄다.
국민의힘에서는 최준식(64) 강무길(58) 전 시의회 의원과 김성수(56) 전 해운대경찰서장이 나섰다. 시·구의회를 두루 경험한 최 전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구로 해운대갑 지역에서는 사실상 당내 유일한 후보다. 국민의힘 후보는 그동안 주로 을 지역구 출신이었다. 이에 갑 지역구(우동·중동·좌동·송정동) 정치인을 중심으로 반드시 구청장 후보를 배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최 전 의원은 “갑지역 국민의힘 소속 구의회 의원 4명이 본인과 ‘원팀’으로 지방선거를 맞겠다고 결의했다”며 “해운대 발전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쏟아 부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건축사인 강 전 의원도 구의회를 거쳐 시의회 의원(해운대4)을 한 차례 역임해 인지도를 갖췄다. 그는 도시계획을 전공한 공학박사로, 홍순헌 구청장에 맞설 도시계획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자신을 소개한다.
정치 초년생인 김 전 서장은 정치인으로는 단체장직 탈환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총경 승진 이후 경찰서장만 4번을 역임해 검증된 행정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론을 앞세워 지역을 공략한다. 김 전 서장은 “주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재난 안전 교통 행정을 다뤄본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을 토대로 누구보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해운대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부산진구
- 민주, 정통 주류 서은숙 구청장
- 조영진 당내 경선 다시 도전장
- 국힘 김영욱·박석동 前 시의원
- 지역구 간 당 후보 놓고 전초전
양대 정당의 후보 자리를 놓고 국회의원 갑·을 선거구를 대표하는 정치인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민주당에서는 서은숙(55) 구청장과 조영진(56)전 부산진을 지역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는 김영욱(55)·박석동(73) 전 시의회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진구청장에 도전한다.
당내 50대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는 서 구청장은 4년 전 선거에서 50.05%(8만9399표)의 득표율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김영욱 전 의원을 10.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눌렀다. 재선 구의회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의 정통 주류로 꼽히는 서 구청장은 하계열, 안영일 전 구청장 이후 부산진구의 세 번째이자 첫 여성 단체장이다. 서 구청장은 탄탄한 지역기반과 인지도를 내세워 당내 후보 선정과 본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 구청장과 당내 경선을 벌였던 조영진 ㈜남부공항서비스 대표도 도전장을 던졌다. 부산진을 지역위원장 출신인 그는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전체의 48.74%로, 서 구청장(51.54%)에 석패했다. 조 대표는 “당시에는 여성 가산점 등의 여파로 아깝게 졌지만 이번 만큼은 당내 후보가 될 자신이 있다”며 “과거 신발산업과 같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을 육성해 부산의 중심인 부산진구의 발전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부산진갑, 조 대표는 부산진을 지역의 인물로 분류돼 이번에도 경선이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에서는 시의회 3선의 김영욱 전 의원이 오래 전부터 후보군에 올랐다. 이헌승 국회의원이 위원장인 부산진을 당원협의회에서 구청장 후보로 일찌감치 김 전 의원을 꼽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김 전 의원은 “그간 지역 발전과 주민을 위해 일해온 정치경력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진갑 지역에서는 박석동 전 시의회 의원(재선)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서병수 의원의 최측근인 정재관(63) 전 금정구 부구청장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다. 박 전 의원은 “구청장은 누구의 측근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지역발전의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지역이 살고 주민의 생활이 편해지는 것”이라며 김 전 의원과 정 전 부구청장을 겨냥했다. 서 의원의 부산시장 재직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정 전 부구청장은 “주변의 관심은 감사하지만 현재 출마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