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임기에 경쟁 부담 작용한 듯
- 대안 필요할 땐 출마론 커질 수도
- 김태호 불출마 입장서 기류 변화
- 출마 땐 국힘 후보경쟁 구도 격변

국민의힘 김도읍(3선·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던 김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당 김태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경남도지사 출마와 관련, 애초 불출마 입장에서 고심으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지방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으면서 부산·경남 광역단체장 선거 구도가 요동칠 조짐이다.

김도읍 의원은 16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출마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박형준 시장의 임기가 1년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출마설이 커진 것에 대해서는 “박 시장이 기소되다 보니 걱정하는 사람들이 ‘그럼 대안이 뭐냐’는 차원에서 거론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박 시장이 마음 편하게 시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입장은 자신의 언급대로 박 시장의 짧은 임기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4·7보궐선거로 당선된 박 시장이 짧은 기간 시정을 펼치는데 그의 교체를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 정책위의장으로서 지방선거에 앞서 치러지는 대선 승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기반이 만만치 않은 북강서을에서 자신을 대신할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도 불출마 배경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의원의 출마론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그는 부산 국민의힘 내부에서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박 시장의 거취에 문제가 생기면 최우선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경남에서는 김태호 의원의 결심에 이목이 쏠린다. 김 의원은 애초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에 크게 뜻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특히 김 의원 측근들은 차차기 대선은 광역단체장 출신 잠룡의 무게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김 의원을 적극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출마하면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 경쟁 구도는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경남매일·PNR (주)피플네트웍스 리서치의 경남도지사 선거 여론조사(지난 2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는 기존 후보군 중 국민의힘 박완수(창원의창) 의원이 16.5%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국민의힘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8.4%, 국민의힘 윤영석(양산갑) 의원 7.9%, 국민의힘 윤한홍(창원마산회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갑) 의원 각 7.0% 등의 순이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