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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독기 품은 안철수, 여당에 등돌린 정의당…대선 변수 되나

판 흔들기 나선 安·정의당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10-04 20:03:2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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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윤석열 덮친 대형 의혹
- 중도층 표심 어디로 튈지 주목

- 安 “특권 카르텔” 여야 동시공격
- 투사 이미지로 중도층 끌어안고
- 제3 후보로서의 입지 강화 노려

- 정의당 “민주와 연대 필요없다”
- 진보정당 매번 3~6%가량 득표
- 비슷한 득표 땐 민주당 치명상

여야 유력 후보들을 동시에 덮친 ‘대장동 개발’과 ‘고발 사주’ 의혹이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내년 대선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 구도로 흘러갈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양 진영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을 증폭시키는 대형 의혹 사건은 제3의 후보에게 틈을 벌려주고 있다.

보수와 진보 두 유력 주자에게 제기된 역대급 의혹으로 중도층의 표심이 제3의 후보에게 얼마나 기울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친문(親文·친문재인)과 반문(反文)의 양 갈래로 분열된 민심은 역대 어느 대선보다 심각한 진영 대결을 예고하고 있고, 따라서 중도층의 표심은 팽팽한 접전에서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다. 내년 대선은 어느 쪽이 승리하든 2~3% 차이의 박빙 선거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기도 하다.

진영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약체 후보의 존재감은 미약해지고, 비슷한 진영으로의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진영 간 대립이 극심했던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결국 보수(박근혜)와 진보(문재인) 진영의 1 대 1 대결로 압축됐던 경험도 있다. “내년 대선에서는 민주당과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는 정의당은 이르면 6일, 결선투표를 할 경우 늦어도 12일에는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대장동 사태’ 이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안 대표가 ‘무조건적인 정권 교체’를 최고의 가치로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극한 대결 틈바구니에서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긴급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독해진 안철수, 이번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갈수록 ‘투사’ 이미지를 부각해 나가고 있다. 중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반문(反文) 정서는 누구보다도 확고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정권은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서는 천안함 모자를 쓰고 천안함 마라톤에 참가하는가 하면 ‘대장동 게이트 특혜환수’ 촉구를 위한 피켓 시위도 벌였다. 보수와 중도를 한꺼번에 겨냥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정치 입문 10년 차를 맞은 안 대표에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기’도 보인다. 국민의당 최고위원 회의실 뒷배경에 ‘나쁜 놈들 전성시대 끝내겠습니다’는 구호도 내걸었다.

안 대표는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게이트가 터지자 여야를 동시에 겨냥하기 시작했다. 거대 양당에 혐오를 느끼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끌어안는 동시에 자질론을 부각해 자신의 비교우위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양대 의혹사건을 계기로 제3 후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대선이 대통령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초토화할 왕을 뽑는 선거가 돼가고 있다”며 “여당 대선 후보는 조선 시대 왕처럼 ‘봉고파직·위리안치’ 형벌을 내렸고, 야당 후보는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겼다”고 말해 이재명·윤석열 두 사람을 동시에 겨냥했다.

또 지난달 27일 ‘긴급 담화문’을 통해 대장동 사태를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로 규정하고, “대장동 게이트는 여야를 뛰어넘어 정계 재계 지자체 언론인 법조인들이 한통속이 된 대한민국 특권 카르텔의 농간이자 비리 종합세트”라는 말로 여야를 동시에 공격했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정치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10년 동안 압축을 넘어 ‘농축’된 경험을 쌓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안 대표는 정계 입문 이후 서울시장 후보와 대선후보 단일화, 합당, 분당 및 신당 창당, 지방선거·총선·대선출마 등을 모두 경험했고, 그때마다 정치판을 출렁거리게 했던 주인공이다. 그런 안 대표가 이번에도 대선에 출마해 판을 흔들 수 있을까.

■“중도층은 제3지대 아닌 제1지대”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기성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미 대선기획단도 발족시켰다. 추석 연휴 전까지만 해도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됐으나 대장동 사태 파문이 일파만파로 증폭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출마 선언 시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안 대표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 ±2.2%포인트)에서 안 대표는 1.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3.8%에 머물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에서도 안 대표는 1.6%를 기록했다. 미미한 지지율에 대해 안 대표는 “나는 아직 대선 출마 의지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한 결과인 만큼 출마를 선언한 다른 후보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6.6%의 지지를 받았으나,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에서는 3%에 그쳤다.

이 같은 현실에서 안 대표가 기대하는 것은 중도층이다. 안 대표는 “중도층은 제3 지대가 아니라 제1 지대이며, 정권교체의 핵심”이라고 강조해왔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성향이 중도라는 응답은 32%로 보수(26%)나 진보(24%)라는 응답보다 높았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무당층이 26%로, 올해 1월 이후 24~30%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물론 안 대표의 파괴력이 예전만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중도 확장에 일정 부분 성과를 올리고, 개인 지지도가 정당 지지도를 앞서나갈 수만 있다면 캐스팅보트 역할은 가능해 보인다. 2012년 박근혜 문재인 양자 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의 표 차이는 3.53%포인트,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표 차이는 2.33%포인트에 불과했다.

11월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결정되고, 후보 단일화 내지 합당 문제가 또다시 부각됐을 때 안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문제는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중도층이 선택할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부분인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

■정의당, “민주당 진보개혁세력 아냐”

   
정의당 황순식(왼쪽부터) 이정미 김윤기 심상정 대선경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정의당 대선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손을 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는 민주당과 손잡을 이유가 없다.” 내년 대선에 임하는 정의당의 각오도 만만찮다. ‘진보개혁세력’ 연대라는 명분에 휘말려 민주당과 손을 잡기도 했는데,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고, ‘민주당의 기득권 세력화’에 들러리를 섰을 뿐이었다는 자각이다.

민주당을 보는 정의당의 시각은 지난 21대 총선 이후 쌓여온 앙금과 무관치 않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에 성공하면서 원내 교섭단체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으나 민주당이 ‘위성 정당’이란 꼼수를 써서 무산시켰고,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정의당에 아무런 정책적 배려도 하지 않았다. 본선 경쟁이 가열될수록 ‘정의당 표는 진보 진영의 사표(死票)’라는 논리가 재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의당은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심상정), “왜 민주당과 정의당이 연대해야 하나”(이정미)고 선을 그었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8~30일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은 국민의당과 같은 3%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정의당은 3~6%의 지지율을 꾸준하게 유지해왔다. 리얼미터의 지난달 27, 28일 조사에서 정의당은 3.4%의 지지를 받았다. 역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 후보들은 3~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6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3.89%로 100만 표 가까운 득표를 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표 차이는 57만여 표였다. 권영길 후보는 17대 대선에서도 3.01%를 득표했다. 19대 대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역대 진보정당 후보 가운데 최대치인 6.17%를 득표했다. 득표수로는 200만 표를 넘어섰다.

   
내년 대선에서도 정의당 후보가 비슷한 득표를 하면 민주당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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