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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첫 단추가 중요한 여당, 홍준표 반란에 숨죽인 야당

김경국 선임기자의 대권 경선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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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되면서 여야의 경선 일정도 본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31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경선 버스가 출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4일 대전·충남 지역순회 경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의 투표가 시작됐다. 국민의힘 초반 경선국면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독주에 홍준표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시작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초반 대세론을 형성할지, 추격의 동력을 확보한 홍 의원이 기세를 이어갈지,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4일 대전·충남과 5일 세종·충북 순회경선 이후 공개되는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결과가 1차 변곡점이다. 민주당도 초반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을 득표해 대세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이낙연 전 대표가 골든크로스를 끌어낼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지난 25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손을 맞잡고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최재형 박찬주 안상수 장성민 원희룡 하태경 황교안 박진 장기표 유승민 홍준표 후보.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세론?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1차 컷오프에서 8명으로, 다음 달 8일 2차 컷오프에서 4명으로 압축한다. 최종 후보는 11월 5일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50%씩의 비율로 선출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입당과 동시에 대세론이 형성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입당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고,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의 ‘투스톤 전쟁’이 가열된 데다, 말실수가 더해지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

지지율 측면에서는 윤 전 총장이 아직 대세를 형성했다고 보기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여야 후보를 망라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1, 2위를 다투면서 다른 보수 주자를 압도하고 있지만, 범야권 후보들만을 상대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는 홍 의원에게 한 자릿수까지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지지율과 함께 대세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인 돈과 사람은 윤 전 총장 캠프로 몰리고 있다. 후원금은 하루 만에 법정 한도를 채워서 모금했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고위직 인사들까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외 당협위원장들도 속속 캠프에 합류하거나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캠프에 합류한 현역 의원만 해도 20여 명이고, 40여 명이 사실상 지지를 선언했다. 경기도에서는 46명의 원외 당협위원장 가운데 33명이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경쟁 진영에서는 ‘줄 세우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캠프의 한 관계자는 “자발적인 캠프 합류를 ‘줄 세우기’라고 비난하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모욕이 될 수 있다”면서 “캠프 합류가 잇따르는 것은 그만큼 대세가 윤 전 총장에게 기울었다는 말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세론을 형성할지, 아니면 다자 구도를 허용할지의 분기점은 토론회다. 모든 주자들은 TV토론을 통해 역전 내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고, 그만큼 ‘1등 주자’에 대한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② 재평가받는 홍준표, 역선택? 확장성?

지난 17일 대권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의원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홍 의원의 급부상이 중도층 확장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려워 보인다. 홍 의원이 범 야권의 윤석열 1강 구도에서 양강 구도로 몰아갈 수 있을까.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홍 의원은 2주 전 조사보다 4.8%포인트 상승한 20.2%로 2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28.6)과의 차이는 8.4%포인트로 2주 전(11.8%p)보다 3.4%포인트 줄어들었다.

보수 진영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지역에서도 홍 의원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홍 의원은 2주 전 조사에 비해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18.1%에서 22.6%로,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11.3%에서 20.6%로 상승했다. 청년세대에서도 2주 전 조사에서는 40대에서만 20.9% 대 18.6%로 윤 전 총장을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서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8~29세 24.3% 대 18.4%, 30대 26.4% 대 21.2%, 40대 24.2% 대 18.5%로 홍 의원이 우세했다.

문제는 홍 의원에 대한 범여권 지지층의 지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26.3%, 열린민주당 지지자 30.1%가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자는 5.2%와 9.6%였다. 일각에서 강성 친문 지지자의 ‘역선택 좌표 찍기’가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에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 배경이다. 앞으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역선택 방지를 둘러싸고 벌어질 격돌은 국민의힘 경선을 관통하는 최대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DDMC에서 채널A 주최로 열린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③ 민주당, 첫 승부처 중원이 흐름 좌우

민주당 경선판의 최대 관심사는 결선 투표가 실시될지로 모아지고 있다. 결선투표가 실시되면 쉽사리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초반 가늠자는 지역순회 경선이 시작되는 충청권이다. 이재명 지사가 중원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대세론을 입증할 경우 경선판이 예상외로 싱거워질 수도 있다. 반면 충청권에서 조직세가 강한 이낙연 대표가 첫 투표지인 대전·충남에서 1위를 기록하면 경선판의 흐름이 뒤바뀔 수도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제주도와 울산에서의 약진을 바탕으로 호남에서 대역전을 이뤄냈다.

이 지사 캠프에서는 일부 여론조사를 근거로 “넉넉하게 앞서고 있고, 과반 득표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선 리얼미터 조사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이 지사는 53.6%로 과반을 넘겼다. 이 전 대표는 32.7%였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충청권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 발표되는 투표 결과는 지역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의 표심인 만큼 조직력이 강한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④ 호남이 판세 가른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80여만 명 가운데 40%인 33만여 명이 호남에 몰려 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호남에서 역대 경선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던 이유다. 대체로 호남 민심은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 지역을 떠나 ‘전략적 투표’로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1차 슈퍼위크 결과 이 전 대표가 가능성을 보인다면 호남의 표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될 만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앞선 사례도 없지는 않다. 대전·충남과 세종·충북, 대구·경북(11일), 강원(12일)까지의 순회 경선 및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해 공개하는 1차 슈퍼위크 또는 광주·전남(25일)과 전북(26일), 제주(10월 1일), 부산·울산·경남(2일), 인천(3일)까지의 득표를 합산한 2차 슈퍼위크 결과가 발표되면 중도 포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 경우 합종연횡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손잡을 후보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같은 호남 출신으로 단일화 대상으로 기대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그분(이낙연)과 단일화할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5주 정도 늦추면서 국민의힘과 일정 부분 경선 기간이 겹치게 되는데, 국민의힘 판세가 민주당의 판세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세가 흔들리면 본선 경쟁이 다소 수월해지지 않겠느냐는 민주당 지지층의 기대감에서 이 지사보다는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상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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