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운동 불가 등 핸디캡 불구
- 현직 프리미엄 활용 포석 분석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도지사직 사퇴와 관련, 논쟁을 이어간 가운데 지사직 유지와 사퇴에 따른 유불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원희룡 전 지사는 2일 SNS를 통해 이재명 지사를 향해 “염치없다. 기본 양심부터 검증받는 게 순서”라며 “이 지사는 도지사(직무수행)와 선거운동이 양립 가능하다고 믿는 모양”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날 이 지사가 원 전 지사를 향해 “대선 출마를 사적 욕심의 발로로 여기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무 때문에 선거운동에 제약이 크지만, 저는 제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직자의 책임을 버리지 않고,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다. 이 지사는 2일 대전시당에서 가진 간담회에서도 “본인 선거가 있다고 사직하고 자기 선거에 올인하는 게 옳은지, 저는 반대로 생각한다”고 지사직을 내려놓을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 지사의 주장처럼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경선을 치르면 선거운동에 어려움이 따른다. 선거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 선거사무소 개소나 홍보 현수막 게시 등의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 경선 기간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는 공식 선거운동에 나서기 어렵고, 평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연차를 쪼개 사용해야 하는 등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핸디캡’을 무릅쓰고 이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두고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앞서 민주당 예비경선에 참여한 양승조 충남지사나 최문순 강원지사도 현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나섰다. 2017년 대선에서는 각 당 경선에 참여한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관용 경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모두 지사직과 시장직을 유지한 채 경선을 치렀다.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하면서도 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단체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를 놓고 야권은 물론 당내 경쟁 주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이낙연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 등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해 선심성 행정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지사직을 던진 김두관 의원은 “경선과 도정을 동시에 챙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쪽에는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