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증위원회 꾸릴 계획이었지만
- 與 원내대표단 전원사퇴로 난항
- 갈등 지속에 회기 내 구성 어려워

부산시의회 예결특위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의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전원 사퇴했으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국제신문 19일 자 4면 보도) 이번 사태로 예결특위 구성은 물론 다른 의사 일정도 차질을 빚을 우려를 낳고 있다.

19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이번 298회 임시회에서 부산도시공사 등 시 산하 6개 공사·공단·출연기관장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인사검증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인사검증특위는 예결특위와 마찬가지로 여야 원내대표단 합의로 13명 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시의회는 애초 20일까지 인사검증특위 위원을 추천받아 21일 오전 운영위원회를 열어 특위 구성 결의안을 채택한 뒤 같은 날 본회의에서 위원 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특위 구성을 주도해야 할 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전원 사퇴하면서 인사검증특위 구성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23일 폐회하는 이번 회기 내에 인사검증특위를 구성하지 못하면 9월 1일 개회하는 제299회 임시회까지는 특위 구성이 힘든 상태다.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인사검증특위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이럴 경우 당장 이르면 이달 내로 내정될 것으로 보이는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단 구성 일정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회기 내에 인사검증특위가 구성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은 23일 임시회 폐회 후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방침으로, 신임 원내대표가 회기 내에 특위를 구성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자, 신상해 의장과 사퇴를 선언한 원내대표단이 우선 특위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 의장은 이날 민주당 소속 의장단 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예결위원장 선출을 놓고 반발한 의원들은 예결특위는 물론 인사검증특위 역시 신임 원내대표단이 구성을 주도해야 한다고 맞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예결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원내대표단이 보인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가 인사검증특위 구성에서도 재연된다면,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사검증특위는 민주당이 장악한 8대 시의회 출범과 함께 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됐다. 특위 구성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시의회가 시정 견제라는 고유의 권한과 기능을 스스로 내려놓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