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출 과정서 초선 간 이견 노출
- 중진의 방관·공고 절차 미흡 등
- 부산 의원들 정치력 의문부호도

국민의힘 초선 백종헌(부산 금정) 의원이 사실상 차기 부산시당위원장에 내정됐다.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이 7일 국회 하태경 의원실에서 차기 부산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회동을 갖고 있다. 김정록 기자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선출 마감시한인 오는 23일 전까지 운영위를 개최해 ‘백종헌 시당위원장 선출건’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부산 중진의 정치력 부재, 초선 간 갈등이 표면화돼 부산 정치권의 정치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시당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가진 부산 의원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시당의 공모에는 백 의원만이 등록했다. 하 위원장은 “선출 시한이 23일인데 데드라인에 맞춰 운영위를 열 것이다”며 “표결보다는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운영위는 부산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부산시장 등 48명으로 구성된다. 하 의원은 “백 의원이 단독으로 등록했는데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의원들은 없었다. 오늘 회의에서 다들 ‘열심히 하라’는 등 덕담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백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시당위원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국민의힘 부산 정치권은 이번 시당위원장 선출건을 놓고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했다. 우선 3선 이상 중진들의 정치력 부재다. 애초 3선인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장제원(사상) 의원이 맡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두 의원 모두 고사하면서 상황이 엉켰다. 두 의원은 재선 시절에도 시당위원장을 맡는 데 난색을 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런데도 중진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다. 3선인 하태경 위원장의 시당위원장 선출 절차 진행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한 의원은 “사전에 조율하고 등록을 받아야 하는데 일부 의원들은 시당이 등록을 받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하 위원장은 “시당에서 공고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는 없다. 등록하고 싶었는데 몰라서 못했다는 사람은 없다”며 “시당위원장을 처음 한 것이서 꼼꼼하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중진 간, 초선 간 ‘백종헌 시당 체제’ 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도 부산 국민의힘으로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 의원 14명 중 9명만 참석했다. 일부 의원은 백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는 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