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 원자력공학도 간담회
- “무리·성급한 원전정책 바뀌어야”
- 오늘 안철수 만나 野 통합 논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마이 웨이’ 행보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윤 전 총장은 6일 민심 탐방 첫 행선지로 대전을 방문해 중원 공략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동시에 겨냥했다. 7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 야권 통합을 논의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6일 오전 대전현충원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 한주호 준위 묘소,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묘역마다 ‘윤석열’ 이름 석 자만 새긴 조화를 헌화했다. 윤 전 총장은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를 공정과 상식을 가지고 바로 세워서 우리 국민과 후손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방명록에는 ‘목숨으로 지킨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고 썼다.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서정우 하사의 묘비 앞에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대전 카이스트에서 원자력공학 전공생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틀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성토했다.

윤 전 총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장기간 검토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진행됐어야 하는 에너지 정책이 너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문제”라며 “무리하고 성급한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에너지라는 게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천만한 것이 아니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일본의 지반과 관련한 문제이지 원전 자체 문제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최근 월성원전 때문에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노후화된 원전마저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성환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월성 원전이 총장직을 중도에 사퇴하고 대선에 뛰어들어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훼손할 만큼 중요한 문제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은 대선 출마를 위한 알리바이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같은 날 충북도청에서 충북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기싸움을 이어갔다. 송영길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갑자기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떠드는 잠꼬대 같은 말을 하는 분이 있는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실 것을 부탁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의 조기입당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지만 흥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당내 경선 흥행으로 ‘안철수 대세론’을 꺾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들어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학습 효과’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된 서병수 의원은 “9월 초에는 경선에 돌입해야 하는 게 상식”이라며 “밖에 계신 분들과 밀고 당기기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