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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反이재명 연대 첫 단추…단일화 ‘찻잔 속 태풍’ 관측도

마지막 기회 노리는 범친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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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이광재와 후보 단일화
- 이낙연도 합류 가능성 열어둬
- ‘박스권’ 이 지사에 역전극 노려

- 친문세력, 이 지사 ‘색깔’ 의심
- 후보되면 현 정부 때리기 우려
- 개헌 공론화 등 끊임없이 저격
- 독주구도 흔들고 野 분열 포석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5일 정 전 총리로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대선후보 간 합종연횡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여론조사상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라는 표현으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단일화가 주류 진영의 마지막 ‘신(神)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단일화가 ‘反이재명’ 연대는 절대 아니라고 강조해왔으나, 연대 명분으로 내세운 ‘적통 후보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는 11일 컷오프 이후 6명의 후보가 9월 5일까지 2개월에 걸친 장정(長征)에 돌입하는데, 후보 간 연대가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 이재명 지사에 대해 끝까지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주류 진영은 1차 투표에서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9월 10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 범(汎) 친문(친문재인) 후보 간 합종연횡을 통해 ‘대역전’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왼쪽)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총리로 후보 단일화한다고 밝힌 뒤 악수를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선명해진 이재명 vs 反이재명 구도

민주당이 대선후보 예비경선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를 선임했다가 취소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재명 vs 反이재명’ 구도는 더욱 선명해졌다. 이 지사는 김경율 회계사를 면접관으로 선정하자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라며 환영한 데 반해 범(汎) 친문계 反이재명 후보 진영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면서 경선기획단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7일 ‘경기도 기후대응·산업전환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이 지사의 후원회장도 맡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경기도 제공
이 지사는 이뿐 아니라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검찰의 선택적 검찰권 행사에 더 큰 문제가 있지만, 유죄가 확정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주류 측과는 확연하게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친문계의 한 의원은 “이 지사가 ‘反 조국 세력’임이 재확인됐다. 이 지사의 ‘색깔’을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벌써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후보로 선출되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친문 진영 내부에서는 이 지사가 후보가 되는 순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박빙이 예상되는 대선에서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부동산과 경제정책 실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차별화가 불가피하겠지만 ‘강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통해 ‘실용적 민생개혁’을 강조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검찰 개혁에 집중해온 문재인 정권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발언으로, 정책적 차별화를 예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가 현재 저성장으로 고통받고 있는 원인으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꼬집었다. ‘공정과 평등’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도 내세운 최고의 가치였는데, 이 지사는 현 정부가 공정과 평등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9월 본선 결과 대선후보가 되고 ‘이재명의 시간’이 시작되면 ‘본색’을 드러낼 것이고, 최악의 경우 친문 진영과 갈라서는 상황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반복되는 저격 실패, 언제까지?

이 지사의 대권 직행을 탐탁지 않게 여겨온 친문 주류 진영은 끊임없이 ‘대안’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11월 친문 핵심 진영에서는 ‘민주주의 4.0’을 발족, 이 지사에 맞설 후보를 발굴하고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대선 국면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결사체 성격을 띤 모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사의 장악력은 갈수록 강화됐고, 민주주의 4.0은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플랜 B는 ‘경선 연기’였다. 친문 진영의 막내급인 전재수 의원이 깃발을 들었으나 후속타가 뒤따르지 않았다. 뒤늦게 대선 후보 진영에서 가세했지만 원칙을 내세운 이 지사의 반대를 넘어서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어진 후속 시도는 개헌론 공론화였다. 친문이면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핵심인 최인호 의원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개헌안을 2023년 상반기에 발의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하반기에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면서 개헌 공론화에 불을 붙였다. 이튿날 16일에는 민주주의 4.0 주최로 개헌을 주제로 하는 비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지사를 제외한 범(汎) 친문계 대권 주자 대부분이 동조하고 나섰다.

주류 측에서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고 나선 것은 개헌 자체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이재명 독주 구도를 흔들겠다는 의도와 함께 유력 주자에게만 쏠리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개헌을 공론화하는 데 성공하면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이 커지고, 그렇게 되면 ‘굳이 이재명이 아니더라도 정권 연장이 가능하다’는 분위기를 유도해낼 수도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그러나 야당이 반대하고 이 지사도 선을 그으면서 개헌론 역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적통 후보론’으로 反李 결집 시도

친문 진영의 ‘마지막 카드’는 反李(이재명) 후보 간의 단계적 단일화다. 1차 투표에서 이재명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결선 투표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과거 1971년 대선을 앞둔 1970년 9월 신민당 후보경선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후보는 1차 투표에서 1위였던 김영삼 후보를 2차 투표에서 역전 시켜 후보로 선출됐던 사례가 있다.

이재명 지사가 20%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당장은 상승 기류에 올라탈 계기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보이면서 아직은 ‘反이재명’ 전선의 효능감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범(汎)친문 연대의 신호탄은 지난달 28일 정세균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단일화를 발표하면서 쏘아 올려졌다. 두 사람은 “김대중 정신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을 보좌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염원한다”면서 “‘민주당 적통 후보’ 만들기의 장정을 이어가 국민과 당원, 지지자 여러분의 염원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지율 5%에 미치지 못하는 후보들의 단일화인 만큼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상당하다. 따라서 두 사람의 단일화보다는 후보 간 연대의 물꼬를 텄다는 데 더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적통 후보론’을 내세운 것은 친노·친문 진영을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反이재명 연대는 아니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적통 후보론’을 내세운 것은 어쩔 수 없이 ‘反이재명 연대’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재명 지사는 그간 민주당이 배출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명의 대통령과는 인연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2007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뛰쳐나갔던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번번이 각을 세워왔기 때문이다.

주류 측의 한 관계자는 “‘송영길 학습효과’도 없지 않다. 당 대표 경선에서 친문 진영이 세 결집에 실패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깨달았고, 따라서 ‘힘을 모아 친문 중심의 정권 재창출을 이뤄보자’는 마지막 외침이 일정 부분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가능성을 남겨둠으로써 기폭제가 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대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문재인 정부에 이어 4기 민주 정부를 세우자는 데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라면 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제게도 해당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주류 측의 한 의원은 “이재명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전략적 차원에서의 연대라고 하면, ‘누구는 안 된다’는 차원이 아니라 ‘내가 되기 위해서’라는 측면의 접근이 가능하지 않으냐”면서 “선거는 결국 내가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냐. 따라서 反이재명 연대라는 당내의 비판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선투표 대역전은 2위 후보가 어느 정도 선전했을 때나 가능한 시나리오다. 모든 것을 독식하는 대권의 특성상 2위 후보라 해도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경우 3~6위 후보 지지자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힘을 합쳐도 확실한 승산이 보이지 않을 때는 오히려 1위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한 핵심친문 인사는 5일 “이제 사실상 이재명에게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가 마지막 카드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먹혀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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