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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정당 아닌 권익 좇는 2030…그들 잡기에 여야 명운 걸렸다

스윙보터로 떠오른 청년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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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에 귀 기울인 이준석 열풍
- 전대 흥행 이끈 김웅·김은혜 등
- 젊은 정치인들 변화 바람 주도

- 野 31세 청년 최고위원 김용태
- 35세 전남 당협위장 천하람 등
- 기회 엿보는 원외 인재도 주목

- 與 싫어도 野 안 찍었던 2030
- 재보선서 힘 과시하며 존재감
- 與 청년특임장관 신설 제안 등
- 돌아선 청년 표심 돌리기 사활

2030세대가 한순간에 정치의 중심으로 ‘훅’ 들어 왔다. 36세의 제1 야당 대표가 탄생하면서 ‘젊은 보수’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고, MZ세대로 표현되는 2030은 국민의힘 주류 세력을 바꿔놓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젊은 지도부가 이끄는 국민의힘 내부 정치 지형은 완전히 변화되고 있고, 2030세대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들의 활약 여하에 따라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도시철도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가 시민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김정록 기자·국회사진기자단
’전시용 꽃’ 내지 ‘정치적 비주류’에 머물다가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고, 이준석을 제1 야당 대표로 만들어본 경험을 한 2030은 내년 대선 국면에서도 ‘우리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정치 분야에서 자신의 의사 반영 경로를 만들어가는 것이고, 순식간에 내년 대선의 ‘스윙 보터’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서둘러 2030 표심 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젊은 보수’에 맡겨진 국민의힘

‘젊은 보수’의 성공 여부는 이준석 대표의 역량에 상당 부분 좌우되겠지만,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국민의힘이 눈에 띄게 젊어질 것이란 점을 전망하기는 어렵지 않다. 2030의 지지를 등에 업은 젊은 보수가 앞으로도 국민의힘을 견인해나갈 수 있을까.

현재 국민의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초선 의원은 1970년대 초반 출생이 많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한 조수진 의원은 49세이고, 2위를 한 배현진 의원은 38세다. 수석대변인을 맡은 황보승희 의원은 45세, 원내대변인인 강민국 의원은 50세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전문가로서 경제 정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윤희숙 의원은 국민의힘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켰고, 김웅 의원은 개혁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아 이번 당 대표 경선 초반에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1970년생 동갑내기다. 이번 당 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던 김은혜 의원은 1971년생이다. 이들은 모두 국회에 입성한 지 불과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초선 의원이다.

원외에도 괜찮은 젊은 보수가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용태 청년 최고 위원은 31세지만 이미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경기도 광명을)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그는 전당대회 최고위원 수락 연설을 통해 “586 세대의 위선에 제대로 맞서 싸우겠다. 청년 최고위원으로서 불공정을 심하게 느끼고 있는 2030세대를 대변하겠다”고 역설했다.

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천하람(35) 당협위원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구 출신으로 변호사인 천 위원장은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분노를 느낀 청년을 대변하기 위해 ‘젊은 보수’라는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2020년 총선에서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호남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을 받아 출마해 3.02%를 득표했다. 천 위원장은 선거 이후 아예 순천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 뿌리를 내리고 다음 선거 때도 같은 지역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0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이었던 김수민(35) 홍보본부장과 김재섭(34), 김병민(39) 전 비상대책위원도 유망한 젊은 보수다. 세 사람은 지난 총선에서 충북 청원군, 서울 광진구갑, 서울 도봉구갑에 각각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번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들 젊은 보수가 뭔가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검사 출신의 초선 김웅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불을 붙였다. 이어 같은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뒤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초선 의원이 분위기를 다잡아가는 듯했으나, 기대처럼 높은 지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변화를 기대하던 2030은 같은 세대로 자신들의 마음을 읽은 이준석이 등장하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이준석 현상’을 만들었던 셈이다.

천하람 당협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203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가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조국 사태’ 등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민주당을 싫어해도 꼰대 같은 국민의힘을 찍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꼰대 같지 않은 정치세력이 국민의힘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등장으로 ‘젊은 보수’가 국민의힘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계속 밀고 나가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젊은 보수’의 기본자산인 2030은 언제든지 떠날 것이다. 젊은 보수의 맥을 이어나가는 것은 이준석 대표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에 부여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정치세력화한 2030, 보수화?

과거 2030세대는 민주당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지지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이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관심을 두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밑바탕에는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 잡고 있다. 2030은 민주당을 비토하더라도 보수 정당을 지지하지는 못하고 중간층에 머물러있던 과거와는 달리, 4월 재보선에서는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섰다. 말하자면 능동적인 지지인 셈이다. 대선을 앞둔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과거 선거에서 2030은 진보 진영의 후보가 싫으면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는 소극적인 대응을 했지만, 4월 재보선에서는 보수 후보에 몰표를 던져 민주당을 응징했다. 지난 재보선을 통해 2030은 더는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지는 않는 ‘스윙 보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가 재보선 이후 정치권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들이 보수화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불공정성에 진저리를 쳤고, 국민의힘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 기회를 줘보자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마침 그러던 차에 자신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이준석이란 정치인이 나타나자 ‘적극적인 동행’ 의사를 표시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이 싫어도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보지 않던 분들이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이념’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정당이라는 판단이 서면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는 그야말로 ‘스윙 보터’라는 얘기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대의 민심이 특정 정당 지지로 고착될 가능성은 없다. 재보궐선거는 20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2030 구애(求愛) 경쟁

‘이준석 현상’을 ‘2030 정치’의 본격 등장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지금까지 정치의 주변부에 머물러온 이들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세대교체·정치교체를 현실화시켜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30세대는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지지층으로 자리매김했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여야의 각축전이 벌써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급해진 것은 민주당이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6일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민주당은 2030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라고 고개를 숙이면서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이에대해 청와대는 21일 청년비서관에 대학 재학중인 25세의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민주당은 또 대선을 총괄할 기획단장으로 이동학 청년최고위원을 거론하고 있기까지 하다. 앞서 민주당은 4·7 재보선 참패 이후인 지난달 ‘청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송 대표는 “청년 세대가 미래가 아니라 바로 현재에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년 정치 분야를 대폭 강화하려 한다. 내부에서 차세대 리더를 발굴해내겠다”는 말로 청년 세대를 다독였다.

중앙당 차원에서 진작부터 ‘청년의힘’을 출범 시켜 지원해온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직접 나서 “디지털 정당화로 쌍방소통에 나서겠다”라고 밝힌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역에서 직접 시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등 연일 젊은 층과의 소통 공간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의당도 지난 3월 ‘청년정의당’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청년 인재를 육성한다는 차원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2030세대의 표를 의식한 측면이 더 앞서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없지 않다. 지금은 여야 정당 모두가 2030의 표심을 잡기 위한 구애 경쟁을 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방식의 표심 얻기로는 이들의 마음을 붙잡아두기는 힘들 것이란 게 청년 정치인의 설명이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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