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野도 부동산 검증 요구

- 국힘 “우린 감사원에 의뢰할 것”
- “與 권익위 조사 면피성” 비난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조사에서 부동산 불법 거래 등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국제신문 지난 8일 자 1면 보도)에 자진 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 의혹의 경중과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전원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제 국민 관심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 대한 조사에 집중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후 브리핑에서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 사안만큼은 선제적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사에 이렇게 많은 의원을 대상으로 출당 또는 자진 탈당을 조치하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자진탈당을 권유한 의원은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이상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 서영석 임종성(이상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이상 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이다. 민주당은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수용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의혹이 해소되는 대로 복당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출당이 아닌 자진 탈당 형식을 취한 것도 개별 의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상 과도한 선제 조치이지만,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집권당 의원이라는 신분을 벗고 무소속 의원으로서 공정하게 수사에 임해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송영길 대표는 YTN방송에 출연, “충분한 소명 절차도 없는 데다 경미하고 중복된 사안이라는 등 논란이 많이 있었지만 집권당의 외피를 벗어 똑같이 조사를 받은 뒤 해명을 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선 5명의 당 대표 후보 모두에게 “‘당대표가 되면 전수조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2명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의 전수조사에 대해 이미 동의를 받았다”며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인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해 공정성을 담보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익위는 민주당 의원 출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부 부처”라며 “사실상 ‘셀프조사’, ‘면피 조사’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