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 반발… 박성훈 “도우라는 말”
- 金, 논란 일자 “다른 뜻 없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패한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경제부시장 복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거세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에서 박 전 부시장, 박민식 전 의원과 함께 점심을 함께하고 박형준 부산시장 보선 후보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박 전 부시장은 9일 “김 위원장이 식사를 하면서 ‘박 후보가 시장이 되면 경제부시장을 다시 맡는 방안을 생각해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 전 부시장은 “제가 경제를 잘 아니까 김 위원장이 박 후보를 ‘도와주라’는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직접 제안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선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직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가 있느냐”며 “김 위원장과 그런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전혀 해본 적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박형준 캠프도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제안이 원팀으로 치러야 할 캠프에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부시장직은 차기 시장이 임명할 수 있는 최고위 정무직이다. 박형준 캠프에 1000명 내외의 인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박 전 부시장에게 한 제안이 캠프 인사들 간 자리 경쟁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보궐선거까지가 임기인 김 위원장이 어떤 권한으로 박 전 부시장에게 그런 제안을 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박 후보 측 핵심 인사는 “김 위원장이 경선 탈락자를 격려하는 자리에서 덕담으로 한 말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도대체 왜 지금 시점에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부시장이 정치를 계속 해야 될 사람이니까, 차기 시정에서 정무직을 맡아 경력을 이어갔으면 하는 생각에서 한 말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