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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서울 후보 단일화로 야당 재편 시작…패배땐 제3지대 급물살

정개개편 분수령 4·7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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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화 없인 필패 기정사실화
- 어떤식으로든 성사될 가능성 커
- 후보 간 新 세력 필요성 공감대
- 기존 보수당 해체 부담 크지만
- 참패땐 대선 겨냥 범야연합 탄력

- 제3지대 세력화 통한 통합 작업
- 윤석열·김동연 등 중심축 거론
- 안철수 당선 땐 反文 부각될 듯

- 여권발 개헌론 급부상 가능성도
- 누가 이기든 ‘새 판’ 짜여질 전망

한국 정치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역동적이다.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이 요동치면서 정계 개편이 이뤄진다. ‘창당 전문가’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많은 정당과 정파가 출범과 소멸을 거듭해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도 정계 개편은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가 될 전망이다.

부산과 서울시장을 포함해 크고 작은 20개 선거구에서 실시되는 4·7재보선은 정계 개편의 분수령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체 유권자 4분의 1을 넘어서는 부산과 서울시장 선거는 불과 1년 뒤에 치러지는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여야가 이번 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다. 야권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일찌감치 정계 개편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가 아니더라도 선거 결과에 따른 정계 개편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개헌론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예비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채널A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제공·이용우 기자
■‘더 큰 그림’ 그리기에 앞선 ‘밑그림’

서울시장 선거는 무상급식 문제를 둘러싼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실시된 2011년 10·26 지방선거와 흡사한 상황이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치러지는 데다 여당 소속 현직 시장이 원인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야권후보 단일화가 판세를 좌우할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까지 거의 판박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보궐선거에서는 50%를 넘는 지지율을 보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전격적으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단일 후보를 양보했고, 결과 박원순 후보가 당선됐다. 그 후 박 시장은 민주당에 입당했다. 패배했던 한나라당은 위기론에 휩싸이면서 홍준표 당 대표가 사퇴하고 유력 대권 후보였던 박근혜 비상대책위 치제로 연결되면서 결국 새누리당의 출범을 비롯한 여권 개편으로 이어졌다.

이번 보선도 어느 쪽이 승리하든 정계 개편으로 연결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전국 단위 선거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그리고 무소속 예비후보 간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은 야권 재편의 중대한 분기점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 간 1차 단일화가 성사되면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가 추진된다.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성사되면 기호를 2번으로 할지 4번으로 할지, 즉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통합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지, 아니면 국민의당 후보로 나설지를 둘러싼 신경전이 불가피해 보이는 등 아직은 걸림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야권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 본선 필패 전망이 기정사실로 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는 추진될 수밖에 없고, 단일화 자체가 1차 야권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정진석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단일화 성공 자체가 범야권 재편의 신호탄이자 출발점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진지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서울시장 보선에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내년 대선 정국에서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번 야권 후보 단일화는 ‘더 큰 그림’을 그리기에 앞선 ‘밑그림’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로 야권후보 단일화가 최종 마무리되고, 본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자신감을 얻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강론’이 힘을 얻으면서 야권 개편은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결과에 따라 정계 개편의 한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집중적인 화력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부산발 야권 재편론’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민주당이 초반 열세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하면 PK(부산 경남) 야권은 ‘판 갈이’ 수준의 재편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非文·反文 연합이 핵심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야권 단일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기건 지건 제3지대 세력화를 통한 정계 개편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윤석열이든 김동연이든 야당이 외부 인물을 수혈한다고 국민으로부터 금방 대안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나. 당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국민의힘 간판으로 정권 교체가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이 ‘제3지대 세력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장 의원은 “적지 않은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오세훈 예비후보는 “야권 단일화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태로 마무리되면 범우파 연합을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질서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예비후보는 일종의 반문(反文·반문재인) 연대인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언급하면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분부터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까지, 그리고 진중권·서민 교수까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세력이 새로운 정치 플랫폼을 만들고 그 속에서 변화와 개혁을 가져오는 게 시대적 사명”이라고 호응했다. ‘연립 지방정부’를 처음으로 제안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도 공감하고 있다.

이처럼 후보들 간에는 야권 통합을 통한 정계 개편에 힘이 실리고 있는 국면인데, 제3지대 세력화는 사실상 보수정당 해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결과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다급해진 보수진영이 분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구심점으로 하는 제3지대를 추진했으나 결국 실패했던 전례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참담하게 패배하고, 기존 보수진영으로는 대선 승리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점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제3지대 연합은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 제3지대가 추진된다면 현재로서는 구심점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총장이 오는 7월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를 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4월 재보궐선거 이후 누가 민주당의 표를 최대한 잠식할 수 있겠느냐를 놓고 야권 내부의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이란 점은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윤 총장이나 김 전 부총리의 경우 국민의힘과 방향성이나 지향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비토세력이 존재하는 만큼 정치를 하겠다면 제3지대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보선 불출마를 언급하면서 “이제는 우리 정치에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更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두 명의 새 피 수혈이 아니라, 세력 교체에 준하는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우리 정치가 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 각 분야에서 유능하고 헌신적인 분들이 힘을 합쳐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뛰어난 우리 국민의 역량을 모을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고 ‘새판 짜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사회변화의 기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제3지대 세력화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 반문(反文) 진영의 구심점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경률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등도 제3지대의 멤버로 언급되고 있다.

■여당 패배 시 개헌론 등장?

정계 개편이 ‘여권발’로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 시점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선거 승패는 여권 구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과 부산 시장 보선에서 모두 패배했을 경우는 물론이고, 서울에서만 패배해도 심각한 후유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여권 내 대선 구도는 물론이고, 내년 대선에 위기감이 닥치면서 전면적인 개편 논의로 연결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여권발 개헌 논의로까지 연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의 의석수가 180석에 육박하는 만큼 대선 승리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없으면 대통령 임기 말 개헌론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 주류인 친문(親文·친문재인) 핵심진영이 아직 대선후보를 준비하지 못했고, 반문(反文)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1강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개헌론 추진의 또 다른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설 직전 언론 인터뷰와 TV 토론을 통해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이기면 여권에서 개헌 논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보기에는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고 다음 대선을 앞둔 시점에 개헌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김경국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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