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주 거취 결정 유력 … 申은 휴가
- 교체 수순 땐 靑·與 후폭풍 전망
- 비서관 충돌설도 파문 확산 경계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으로 청와대가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신 수석은 18일 휴가를 내고 숙고에 들어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지난해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대립을 봉합하고 민생에 집중하고자 했던 문 대통령의 신년 구상은 청와대발 난기류로 흔들리게 됐다. ‘추-윤’ 갈등이 ‘신현수-박범계’ 갈등으로 재연되면서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을 상실하고 레임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에도 사의를 고수했던 신 수석은 이날부터 나흘간 휴가를 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신현수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해 18∼19일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고, 휴가원은 처리됐다”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22일(월요일)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충분히 숙고하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 수석의 거취는 내주 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과 정면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오는 4월 보궐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신 수석이 휴가 후 업무에 복귀하고,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면 사의 파동은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 수석이 사의를 고수해 교체 수순으로 간다면 청와대와 여권은 거센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앞서 신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조율되지 않은 검찰 인사안을 발표한 데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의 ‘인사 패싱’에 더해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박탈하려는 여권 내 검찰개혁론에 힘을 싣는 청와대 기류에 대한 불만과 무력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 최초의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다. 신 수석의 임명은 조국 사태, 추-윤 갈등 등 1년 넘게 이어진 검찰과의 갈등을 봉합하고자 하는 의지로 읽혔다. 그러나 임명 두 달도 채 안돼 정권 핵심부에서 내재된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청와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라인으로 꼽히는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신 수석 간 갈등 프레임까지 거론되자 적극적으로 선 긋기를 하면서 파문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