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성범죄 근절 정책 전무
- 이진복 부랴부랴 "위원회 설치"
- 박성훈, 부산경제 현안에 집중
- 與후보 김영춘 ‘잘못 사죄’ 그쳐
- 이언주·박인영 女후보만 적극적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전직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발생한 선거다. 그런 만큼 ‘성인지 감수성’은 차기 시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성범죄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은 성범죄 근절 대책, 성평등 공약에 집약된다. 하지만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남성 후보들은 관련 공약에 소극적인 반면, 여성 후보들만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해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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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김윤기 당대표 직무대행 등 참석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략협의회에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용우기자 |
국민의힘 남성 후보 중 공직자의 성범죄 근절과 관련한 대책을 발표한 후보는 없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지금까지 5개의 공약을 내놨지만, 교통·일자리·주거 정책 등이 전부다. 정치권 내 성범죄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박 교수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공직자의 성범죄에 대해 사실상 침묵에 가까운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 신인’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부산 경제에만 집중한다. 그가 26일 발표한 1호 공약은 부산 경제 대혁명이다. 박 전 부시장은 전날 정의당 당 대표의 성추행 문제를 언급했지만, ‘낡은 정치’ 프레임 씌우기에 그쳤다.
출마를 오래 준비한 이진복 전 의원마저 매주 발표해온 7개 공약에 성범죄 근절 대책은 없었다. 정의당 성추행 사건이 보도되자 이 전 의원은 부랴부랴 전날 페이스북에 시장 직속의 양성평등 전담기구와 산하 공공기관 내 독립된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박민식 전 의원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행태만 꼬집었다. 가장 젊은 후보인 전성하 LF에너지 대표는 3호 공약에서 보육, 주부금융대출 등 여성종합정책만 거론했다.
자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발생한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낸 민주당 후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민주당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1호 공약은 가덕신공항 건설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2일 출마선언식에서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를 ‘잘못’으로 지칭하는 등 사죄의 변은 세 줄에 그쳤다.
여야 모두 여성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성범죄 근절에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은 2호 공약으로 ‘부산 성폭력 제로(0) 도시’를 발표했다.
이 전 의원은 ▷부산시 직속 성폭력 대책위원회 설치 ▷기존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의 발전적 흡수 ▷아동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확대 ▷밤길이 안전한 스마트 안전도시 확대 등을 공약했다.
아직 공약을 안 낸 민주당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지난 19일 출마 선언문에서 정치인의 성 범죄를 정면으로 짚었다. 박 전 의장은 “오거돈 시장 성추행과 사퇴로 인한 시정공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기관장과 고위직 공직자들, 특히 선출직 공직자들의 성비위는 특별히 무겁게 책임을 묻겠다”고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까지 거론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