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날 봉하마을 찾은 이낙연
- "결국 정부 선택이 과제될 것
- 일부 보도는 불충분·부정확"
- 최인호 "제대로 된 관문공항
- 당 대표가 풀어내겠다는 뜻"

- 검증위 석연치 않은 결론 내도
- 정무적 판단으로 반전 가능성
- 가덕신공항 무산 땐 정권 역풍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검증 발표가 임박하면서 800만 부산 울산 경남 지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증위원회의 파행 운영으로 신뢰가 추락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김해신공항 유지’로 결정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지만 막판 반전 결론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오른쪽) 대표가 지난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검증위 결론 별개로 정부가 선택

우선 “결국 정부의 선택이 과제가 될 것”이라는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진다. 검증위원회의 검증 발표와 별개로 최종 결론을 내리는 주체는 정부인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부산시 관계자도 4일 “검증위 결론은 기술 검증이라 딱 떨어지진 않고 다음 스텝에서 결정할 여유를 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며 “사실 수요나 환경 소음 등 다른 분야는 보완이 가능한 부분이고, 결국 안전이 핵심 아니겠느냐”며 안전분과위의 보고서 반영 및 해석에 따라 ‘열린 결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삼 총괄검증위원장 역시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달 29일 국제신문과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검증위의 보고서가 나가면 총리나 정부는 이 보고서를 참조해 정무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보고서 안에 정무적으로 판단할 요소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공항 유지 또는 폐지 판단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우리 자료를 채택하면 우리 자료대로 갈 것이고. 만약 정부가 쓰지 않으면 정부대로 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검증위는 부울경이 제시한 22개 아이템을 검증해 김해신공항이 관문공항으로서 역할할 수 있느냐에 대해 자체 분석과 결론을 내놓겠지만 최종 판단은 정부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부울경 시도지사 및 정치권과 정책협의체 등을 가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전 결론 주목

이 때문에 검증위의 결론이 김해신공항 유지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고, 정부 역시 정무적 정치적 판단을 통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일 “최근 동남권 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과정 관련 내용이 지역 언론에 보도됐는데 불충분, 부정확한 내용이 있는 것 같다. 이를 전제로 부산 시민께서 서운해하고 정치권도 비판하게 된 것이 아쉽다”고 말한 대목도 반전의 기회가 남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4일 “지역에선 검증위가 김해신공항이 큰 문제가 없고 보완하면 된다는 식으로 결론날 것이라는 전제로 우려하는 보도들이 나오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정책적·법적·절차적 환경을 만들어가면 김해공항 확장이 문제가 있다는 식의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가 다소 부담이 있더라도 풀어갈 여지가 있을 것이다. 관문공항다운 공항을 만들기 위해 대표께서 본인이 의지를 갖고 풀어내겠다는 뜻을 밝힌 걸로 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부산시 관계자도 “이번 검증위 안전분과위원회를 배제한 의결과정이 공개되고 불공정성 논란이 불거짐으로 인해 오히려 정부가 안전 문제를 덮고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안전분과 보고서 등 모든 검증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삼 검증위원장이 “검증위원들 사이에 사실은 부울경이 요구하든 요구하지 않든 부산 지역에 한국을 대표하는 공항을 세워야 한다는 데 똑같은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만약 검증위 운영과정의 공정성 논란과 김해신공항 안전성 논란 등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고, 김해신공항 유지로 결론이 나면 부울경내 여론은 차갑게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당정청이 수차례 공약에도 약속을 저버린다면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정권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