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 지지세 확인 재기 발판 분석도

더불어민주당의 영남권 대권 잠룡인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29일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신임 대표에 큰 표 차로 패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21.37%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60.77%를 받은 이낙연 신임 당대표에 대패한 건 물론, 후발 주자였던 박주민 의원(17.85%)을 크게 앞서지도 못한 채 간신히 2위를 지켰다.

김 전 의원은 유일하게 가중치가 높은 대의원 투표에서 29.29%로 박 의원(13.51%)을 앞질렀을 뿐 권리당원(김부겸 14.76%, 박주민 21.51%) 국민여론조사(13.85%, 22.14%), 일반당원 여론조사(18.05%, 19.15%)에서는 모두 3위에 머물렀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뒤 당대표 경선에 도전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신통찮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향후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김부겸 캠프 관계자는 “애초 양자 대결시 30% 중반 이상만 득표하면 성공이고, 20% 대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고 봤지만 박 의원이 친문 권리당원 표를 많이 가져가면서 예상보다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0% 초반대 득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영남권역의 대의원 지지세를 확인한 것은 여전히 재기의 발판을 남겨놨다는 분석이다. 또 기록적인 수해와 코로나 재확산으로 정상적인 선거 레이스를 펼칠 수 없었던 조건이었음을 감안하면 김 전 의원 성적표가 정치적 치명타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 대비해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낙선한 뒤 페이스북에 “제게 보내주신 당원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린다. 지적과 비판도 무겁게 끌어안겠다”며 “‘새로운 김부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 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