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모두 정략적 이용 의심
- 지역 회생의 적기 놓칠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전 행정수도 이전, 대선 후 공공기관 추가 이전’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4·15 총선 전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공언했던 민주당이 결국 손 놓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공약으로 내건 ‘국가균형발전’을 정략적으로 ‘이용’만 한다는 비판을 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 태스크포스(TF) 간사를 맡은 이해식 의원은 28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날) TF 첫 회의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해서는 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가 최근 대통령께 보고하고 추진 중인 사안이며, 당이 지금 단계에서 논의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행정수도 완성과 공공기관 이전은 분리해서 가자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행정수도 이전은 당에서 이끌되, 공공기관 이전은 정부 방침과 초안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선 후’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공공기관 1차 이전 때 어렵게 입지를 정한 경험을 고려하면 대선을 앞둔 정권 말에 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투트랙 전략의 배경에는 ‘지역 갈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로 확정된 행정수도 이전 관련 ‘입지’를 둘러싼 당내 이견은 없다. 반면 100여 개 공공기관의 ‘입지’를 두고 이해당사자(지역)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지역구 의원 입장에서 ‘당론’과 관계없이 자신의 ‘지역구’를 우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은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당정이 이전 계획을 연내 확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김사열 균형발전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를 찾아 “연말까지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와 내후년 대선·지방선거를 고려하면 연내 확정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국토연구원의 1차 공공기관 이전 성과 용역 결과 발표는 현재까지 연기된 상태다. 결국 상대적으로 여야 합의가 손쉬운 ‘행정수도 이전’ 논의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통합당 일부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한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도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정수도 문제와 관련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또 다시 ‘선거용’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2018년 추가 이전 문제를 띄운 이해찬 대표는 2년 임기 내 매듭짓지 못하고 후임 지도부에 떠넘겼다. 문재인 정부 역시 대선 공약인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인 추가 이전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문제가 대선 후로 미뤄지면 지역 회생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