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로 결정 땐 민주 공세 펼듯

‘부산 울산 경남 상생 발전을 위한 모임(부울경 모임)’이 결국 무산됐다. 모임 목적이 김해신공항안(김해공항 확장안) 폐지 압박으로 알려지자 미래통합당 의원 대부분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국무총리실의 검증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지역 내 이견만 노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은 21일로 예정된 부울경 모임을 취소한다고 20일 밝혔다. 모임을 주도한 박 의원은 “부울경의 당면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모임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청문회 준비 일정 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통합당) 하태경 의원이 부울경 시도위원장이 선출된 후 모임을 하자는 의견을 줬다. 추후 위원장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모임 성격과 방향을 정해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박 의원이 다음 달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추대되면 재추진할 계획이지만, 총리실의 검증 발표 전 김해신공항안 폐지를 위한 압박은 물 건너갔다.

모임이 무산된 배경에는 통합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에서는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를 왜 정치권에 미루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그나마 적극적이었던 통합당 이채익(울산 남갑) 의원마저 자당 의원들의 항의에 물러서면서 모임이 좌초됐다.

예정일 하루 전날 모임이 전격 취소된 것을 두고 박 의원이 무리하게 모임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여야는 가덕신공항 추진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선 김해신공항 백지화, 후 가덕신공항 추진’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통합당에서 이견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박 의원이 충분한 사전 조율없이 모임을 추진해 결국 무산됐다. 통합당에서 부울경 모임을 두고 박 의원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이유다. 통합당으로서는 박 의원의 구상대로 지역 정치권이 움직이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공동 책임에 휩싸일 수도 있다. 모임을 주도한 박 의원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통합당으로서는 부담이다. 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인 하 의원이 부울경 시·도당 위원장 주도의 모임을 역제안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다만, 이번 모임 무산으로 김해신공항 유지쪽으로 결론날 경우 지역 민주당은 부울경이 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 통합당이 어깃장을 놓았다는 역공을 취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는 해석도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