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헌승·하태경은 당내 조율 과제
- 與 민홍철 ‘노른자위’ 차지 불발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미래통합당 부산 울산 경남(PK) 국회의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회의원의 꽃’이라 불리는 상임위원장 자리에서 PK 의원들이 줄줄이 밀려나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지난 15일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독 선출하면서 이 가운데 일부 상임위 위원장을 기대했던 통합당 의원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특히 PK 통합당 의원들이 1순위로 희망한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꿰차면서 PK 상임위원장의 씨가 마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정 활동의 중추 역할을 할 상임위원장은 통상 3·4선 의원이 맡는데, PK에서 3·4선 의원은 민주당 1명, 통합당 9명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은 관례상 야당 몫이었던 만큼 통합당 내 경쟁률이 높았다. 법사위원장 유력 후보였던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장제원(사상) 의원은 둘 다 법사위원으로 강제 배정됐다. 법사위원장으로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선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위원으로 밀려난 것이다. 법사위원장을 강력하게 희망했던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으로 튕겼다. 청와대 울산시장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김 의원의 법사위 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위를 노린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 산자위를 1순위로 꼽았던 이채익(울산 남갑),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의 상임위원장 꿈도 물거품이 됐다. 기재위원장과 산자위원장에 각각 민주당 윤후덕, 이학영 의원이 차지하면서다. 윤 의원은 외교통일위원으로 밀려났고, 이 의원은 산자위원으로 강제 배정됐다.

그나마 국토위를 희망한 이헌승(부산진을) 의원과 교육위를 꼽은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민주당도 통합당에게 국토위, 교육위를 안배하기로 했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통합당이 상임위원 강제 배정을 두고 국회 보이콧에 나선만큼 두 의원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기가 난감한 상황이다. 여기에 통합당이 ‘법사위 사수’ 의지를 고려하면 여야가 재협상 과정에서 알짜 상임위인 국토위가 여당 몫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유일하게 상임위원장을 꿰찬 PK 의원은 국방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이다. 그러나 국방위는 국방·안보 분야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지역 현안을 챙기기 어려워 기피 상임위다. 민 의원도 당초 국방위를 지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 신청 때 민주당 내 국방위를 지망한 의원은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비례대표) 의원 1명뿐이었다. PK 내 유일한 민주당 3선 의원도 ‘노른자위’ 상임위원장 차지에는 실패한 셈이다.

통합당 초선 의원들은 1지망 상임위에 배정됐다. 백종헌(금정), 전봉민(수영) 의원은 보건복지위에, 박수영(남갑) 의원은 산자위에 배정됐다. 그러나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통합당 의원 45명이 모두 상임위원 사임계를 제출하면서 차후 이들의 상임위가 재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