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 의혹 등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실 관계 설명이 늦어 죄송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반박했다. 그동안 두문불출하던 윤 당선인은 이날 원고지 50매, A4 용지로 30장이 넘는 분량의 입장문을 준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윤 당선인은 지난 26일 별세한 위안부 할머니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입을 연 뒤 “믿고 맡겨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또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몰아치는 질문과 의혹제기, 때론 악의적 왜곡에 대해 더 빨리 사실관계를 설명 드리지 못한 점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피해자를 넘어 인권운동가로 정대협 운동의 상징이 되신 피해 할머니의 통렬한 비판에서 비롯되었기에 더욱 힘들었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는 이어 피해 할머니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1992년 국민 모금 당시 (피해 사실을) 신고한 피해자들에게 균등하게 250만 원씩을 전달했으며, 일본정부가 민간 모금을 통해 조성한 아시아 여성평화국민기금에 반대하며 진행한 시민 모금 당시 모금액과 한국 정부 지원금을 더해 43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한일합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진행했던 국민 모금 당시에는 할머니들에게 1억 원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같은 주장을 전하며 “정의연은 이미 5월 8일에 2017년 국민 모금한 1억 원을 전달한 영수증과 1992년 당시 모금액을 전달한 영수증을 공개한 바 있다”며 “30년간의 운동사를 폭넓게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정의연 활동에 관해 제기된 ▲안성 힐링센터 매입 과정 ▲2015년 한일합의 내용 인지 ▲남편과 관련한 정의연 신문 제작 ▲류경식당 해외 여종업원 월북 권유 등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정대협이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주택을 시세보다 4억 이상 비싸게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주택은 실 평수 60평의 신축 건물이었다. 당시 주택 소유자는 건축비가 평당 600만 원이 넘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지어졌고, 토목 및 건축공사에 총 7억 7천만 원이 들었다면서 9억에 매물로 내놓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규민 당선인의 소개로 힐링센터를 높은 가격에 매입하여 차액을 횡령하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해당 주택이 신축건물인 점, 조경이나 건물 구조가 힐링센터 목적과 부합하였던 점, 교통이 편리하였던 점을 평가해 매입을 결정했다”고 맞섰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 기부금에 손해가 생긴 점에 대해서는 “5년째 매수 희망자가 없어 사업비를 반환하지 못한 상태라 어렵게 성사된 계약 자체를 더는 미룰 수가 없었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또 2015년 한일합의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누차 밝힌 바처럼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며 “오히려 이 문제의 근본적 책임은 양국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피해 할머니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합의를 강행한 외교당국자들이 잘못된 합의의 책임을 정대협과 저에게 전가하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맞섰다.

남편인 김 씨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이 정의연의 일감을 수주해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윤 당선인은 “당시 최저금액을 제시한 수원시민신문에 소식지 디자인과 편집, 인쇄를 맡긴 것”이라고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이밖에 본인의 개인 계좌와 정대협 활동 관련 의혹을 ▲개인명의 후원금 모금 관련 ▲주택 매매 관련 ▲ 가족 의혹(딸 유학자금) 관련 등으로 정리한 뒤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정대협 활동을 하면서 제 개인명의 계좌 네 개로 모금이 이루어진 사업은 총 아홉 건”이라면서 “제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모금의 경우, 법적 지위가 없는 시민장례위원회가 장례를 주관하기에 정대협 명의 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았고, 관행적으로 상주였던 개인 명의 계좌가 많이 활용되어 제 명의로 통장을 개설했다”고 전했다. 또 “계좌 내역 상 9건의 모금을 통해 약 2억 8000만 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약 2억 3000만 원이며, 나머지 약 5000만 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계좌이체를 하면서 적요란에 이체 이유를 거의 모두 부기해 놓았고, 각 거래내역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또 주택 매매를 둘러싼 후원금 유용 논란에 대해서는 “시기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정대협 돈을 횡령해 딸 유학 자금을 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 및 손해배상금에서 충당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족한 점은 검찰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는 말로 입장 발표를 마쳤다. 신동욱 기자 woogy0213@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