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상조사위원회에 ‘동행명령권’ 부여
- 출석 거부 군검경 관계자 조사도 가능
- 기존보다 시위 발생시기 폭넓게 잡고
- 보고서 명시 참여자, 바로 관련자 인정
- ‘30일 이내 구금 땐 보조금 제외’ 유지
- 조사기간 1년만 늘어 반쪽짜리 지적도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부마항쟁보상법) 개정안’이 20일 국회를 통과했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의 문턱을 가까스로 넘은 것이다. 40여 년간 밝히지 못했던 부마민주항쟁의 진실을 재조사할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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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조사 기간 연장 ‘성과’
부마항쟁보상법 개정안의 골자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기간 ‘연장’이다. 지난해 12월에 만료된 조사 기간을 ‘1년’ 늘렸다.
개정안은 부마민주항쟁 정의를 폭넓게 해석했다. 기존 법안에서 부마민주항쟁 발생 시기는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로 명시됐는데, 이를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 전후’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20일 이후 발생한 시위 피해자도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진상조사위의 출석요구를 받은 사람에 대한 ‘동행명령권’도 신설됐다. 진상조사위의 조사권을 강제하려는 목적이다. 당시 진압에 나선 계엄군이나 검경이 조사를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강제조항을 마련했다.
앞으로 진상조사보고서에 명시된 부마민주항쟁 참여자는 별도 신청 없이 관련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부마항쟁 구금자 1564명 중 관련자 신청을 한 이는 238명인데, 이 중 구금자로 인정받은 이는 172명뿐이다. 그동안 본인이 직접 신청한 이후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1년 연장에 아쉬움도
조사 기간이 ‘1년’만 연장된 점은 아쉽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설훈 의원은 애초 조사 기간을 ‘2년’으로 추진했지만 ‘반쪽짜리’로 줄었다.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부산 시민의 민주 의식을 고양시킬 계기를 마련했다”면서도 “조사기간이 줄었고, 진상규명위 인원이 보강되지 않은 점은 뼈아프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 차성환 상임위원은 “진상조사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진상규명위 조직이 작아서 인력도 부족하다”며 “기간이라도 넉넉하면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는데 기간마저 짧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생활보조금 기준인 ‘30일 이상 구금된 자’ 규정도 폐지하지 못했다. 당시 당국은 10·26 사건 이후 부마항쟁 과정에서 구금한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웠고, 그로 인해 즉결심판 등 이유로 30일 이내에 구금에서 풀려난 경우가 있었다. 여전히 30일 이내 구금에서 풀려난 피해자는 법적으로 어떤 보상과 명예회복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
저조한 법안 처리율로 ‘역대 최악’ 오명을 쓴 20대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100여 개의 민생 법안을 막판 처리했다. 우여곡절 끝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는 가장 큰 성과다. 경남의 숙원 법안인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도 막판 처리됐다. 창원시를 비롯한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지위를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결국 무산됐다.
또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할 의무를 지우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과 학교 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 발생 국가에서 입국한 학생과 교직원 등교를 막을 수 있는 ‘학교보건법 개장안’ 등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도 통과돼 1998년 도입된 공인인증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