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뒤 사퇴’ 공증서 의혹 부인
- “피해자 심리 불안정해 발표 지연”

- 靑 “단체장 사퇴 관련, 입장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에서 총선에 참패한 데 이어 첫 민선시장의 불명예 중도 사퇴로 ‘패닉’에 빠졌다. 민주당은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거돈 부산시장을 당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거돈 부산시장의 파문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임기 중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총장은 “성추행, 성 비위 관련 사건에 대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지켜왔다”며 “오 시장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원칙하에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징계 수위에 관해 “제명 이외에 다른 조치를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24일 윤리심판원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 당의 징계는 중앙당윤리심판원과 시·도당 윤리심판원의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쟁점은 민주당이 오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느냐는 의혹이다. 오 시장이 총선 뒤 사퇴하겠다는 공증서를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윤 총장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며 “당과 상의해서 이뤄진 일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윤 총장은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 일에 연루된 보좌관 등) 당사자에 대한 조치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내 성 비위 사건이 반복되자 민주당은 엄격한 윤리기준을 정립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총장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성 평등 감수성 부분에서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당이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지난 공천 때 관련 소문이 있는 경우 단 한 분도 공천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미투 사건이 뒤늦게 당에 알려진 것에 대해 윤 총장은 “피해자의 심리 상태가 굉장히 불안정해서 상담센터에서 피해자를 안정시키는 것이 더 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위원장은 “오 시장의 측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조율 운운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면서도 “부산시민들에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 시장의 사퇴와 관련,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 사퇴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낼 만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