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퇴 발표시점 조직적 조율 주장
- “총선 의식해 사건 알고 숨겼는지
- 청문회·국정조사 열어 확인해야”
- 정의당도 “사퇴로 책임 못 피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 사실을 밝히며 전격 사퇴하자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집중포화를 퍼붓고 나섰다. 오 시장의 성추행 자체는 물론이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여권이 발표시점 연기를 위해 조직적으로 조율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이 2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앞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여성 인권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성 관련 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정봉주 전 의원, 김남국 당선인 관련 논란을 거론했다. 김 대변인은 “성추행 이후 오 시장의 행보는 파렴치를 넘어 끔찍하기까지 하다”며 “주변 사람을 동원해 회유를 시도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사건을 덮기 위해 정치적인 술수가 있었는지를 명명백백히 봐야 한다”며 “총선 이후 사퇴가 개인의 결정인지, 그 윗선의 누군가와 모의를 한 건지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단순한 사퇴 표명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합당 이주환 부산시당 수석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오 시장의 성추행 사건은 부산시민들에게 분노와 수치를 안겨줬다”라면서 “오 시장의 사퇴를 넘어 이번 사건에 대해 명백히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고 그에 따른 합당한 죄값을 받아 상처받은 여성들, 부산 시민들의 울분을 조금이나마 풀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이번 성추행 사건에 대한 여권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면 이 또한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 부산시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의식해 숨기고 있었는지,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청문회 또는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라면서 즉각적인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부산시민들의 자존심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 시장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해 사퇴 결정을 한 것은 다행스럽지만 사퇴만으로 성폭력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도 이 사태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방안을 찾기 바란다. 권력과 지위를 활용한 성폭력은 가장 크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국 기자 thrk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