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후핵연료 과세 등도 불투명
- 과거사정리법만 1차 관문 통과
- “20대 국회 유종의 미 거둬야”
부산시가 4년간 추진해왔던 핵심 법안들이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20대 국회의 임기는 한 달 여밖에 남지 않았다. 여야는 막판 법안 처리를 위해 4·15 총선 직후 4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의사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시 핵심 법안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국회의원들이 21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추진 동력마저 잃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시 5대 법안 중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0개’다. 20대 국회 임기인 다음 달 29일까지 처리되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부산시 5대 법안은 ▷원자력안전법 개정안 ▷사용후핵연료 과세를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 ▷낙동강수계법 개정안 ▷과거사정리법 개정안 ▷항만내 노동자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항만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안이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원회조차 넘지 못했고 ‘항만 김용균법’은 상임위 상정도 되지 않았다.
특히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국회의원의 절반이 낙선하면서 5대 법안의 국회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자력안전법 개정안과 낙동강수계법 개정안의 경우 대표발의자는 각각 민주당 윤준호(해운대을), 김해영(연제) 의원이었다. 항만 김용균법도 윤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법안을 이끌어오던 의원들이 떨어지면서 법안 추진력이 크게 흔들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력안전법은 원전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해 광역단체장의 관련 정책 참여를 의무화했고, 낙동강수계법 개정안은 수질 개선과 취수원 다양화를 골자로 한다.
사용후핵연료 등에 대한 과세 근거를 마련한 지방세법 개정안의 통과도 쉽지 않다. 부산에서 유일한 행안위 소속인 미래통합당 이진복(동래) 의원이 21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부산 지역구 의원의 부재로 법안 통과가 암초를 맞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나마 통과 가능성이 높은 법안이 과거사법 개정안이다. 소관 상임위의 심사를 통과했고 법사위 간사가 통합당 김도읍(북강서을) 의원이다. 그러나 과거사정리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큰 탓에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라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과거사법 통과가 필수다. 형제복지원 사건 생존자 최승우 씨는 국회 앞에서 2년 넘게 길바닥 농성을 하고 있다.
임시국회 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총선 참패 후 통합당은 지도부 공백으로 원내대표 간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상태다. 또 4월 임시국회의 주요 안건인 긴급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로 여야 간 다른 입법 협의는 뒤로 밀렸다.
국회에 계류 중인 총 법안 수는 1만5434건에 달한다.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36%로 식물국회로 불린 19대 국회(42%)보다도 저조하다. 남은 기간 동안 20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부산시 5대 법안 및 내용 ※자료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법안명 |
심사 진행 단계 |
내용 |
원자력안전법 개정안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 심사 |
원전 인근 광역단체장이 관련 정책 등에 참여 |
지방세법 개정안 |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
사용후핵연료 등에 관한 과세 근거 마련 |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
환경노동위원회 심사 |
낙동강 수질 개선, 청정상수원 확보 등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
진실화해위원회 활동 재개 등 |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안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위원회 미상정 |
항만내 노동자들의 안전사고 예방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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