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석수가 3석으로 줄어들었다. 전국 선거 판세에서 완패한 미래통합당은 부산에서는 의석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지역 통합당 후보들은 남을, 북강서갑, 사하갑을 제외한 15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로써 모두 6명이었던 부산 지역 민주당 의석은 3석으로 줄었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수를 지키고 추가 당선을 노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오히려 선거구를 내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남을 박재호, 북강서갑 전재수, 사하갑 최인호 등 당선자 3명도 개표 막판까지 진땀승부를 벌여 어렵게 승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에서는 보수세가 더욱 강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 총선에서 깜짝 당선돼 이변의 주인공이었던 연제구 김해영, 전직 시장 출신 서병수 후보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진갑 김영춘, 보궐선거로 당선돼 임기 2년의 임기를 마친 해운대을 윤준호 후보는 모두 낙선해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통합당에서는 ▲중영도 황보승희 ▲서동 안병길 ▲부산진갑 서병수 ▲부산진을 이헌승 ▲동래 김희곤 ▲남구갑 박수영 ▲북강서을 김도읍 ▲해운대갑 하태경 ▲해운대을 김미애 ▲사하을 조경태 ▲금정 백종헌 ▲연제 이주환 ▲수영 전봉민 ▲사상 장제원 ▲기장 정동만 당선자가 국회로 입성한다.
총선 결과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지방선거로 민주당이 지방 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차지했으나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극복, 재난기본소득 등 각종 현안을 두고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단독 과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민주당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게 패한 데 이어, 전국 의석수에서도 민주당에 과반을 내주자 “총선 결과에 책임지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15일 밝혔다. 16일 오전 3시 개표율 93.3% 기준으로는 전국 지역구 253석 중 민주당이 162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불어시민당 등 범진보로 분류되는 정당 의석수를 합치면 180석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통합당 예상 의석수는 85석에 불과해 민주당의 절반 수준일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 의석수를 더해야 100석을 겨우 넘길 것으로 보인다.
양당 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4.15 총선을 앞두고 국회는 정치 개혁을 하겠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위성 정당이 출연해 군소정당 원내 진입로를 막아세우며 오히려 거대 양당 체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역주의 해결 역시 난제다. 여전히 민주당은 호남 지역에서, 통합당은 대구와 영남 지역에서 의석 다수를 확보했다. 이낙연 위원장 역시 이 점을 의식한 듯 총선 당선자 윤곽이 잡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지역주의 완화가 진척되지 못한 것이 무거운 과제로 남아있다”며 “그 점이 저희로선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뚫고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점은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4.15 총선 투표율은 2000년대 이후 최고치인 66.2%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68.6% 투표율을 보여 사전 투표 당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전남보다 더 높은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 영국 BBC는 “이번 선거가 국내 재확산을 촉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현재로선 한국이 팬데믹 속에 무엇이 가능한지 또 한 번 증명하려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신동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