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앞두고 다시 꺼내들었지만
- 서로 이해관계 얽히며 사분오열
- 같은 당 예비후보 고소 사태도

4·15 총선을 앞두고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에서 압승을 거둔 원동력이 됐던 ‘원팀’ 전략을 다시 꺼내들 예정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때와는 달리 당 내부 곳곳에서 균열 조짐을 보여 원팀 ‘시즌 2’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왼쪽 두 번째) 부산시장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 원팀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5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주께 각 선거구별로 ‘원팀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복수의 예비후보가 출마한 지역에서 후보 간 공정한 방법으로 경선을 치르고, 경선 결과에 승복해 ‘원팀’을 이뤄 총선에 나설 것을 약속하는 행사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경선이 끝난 뒤 승자와 패자 모두가 본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의미의 원팀 전략을 구사해 부산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예비후보 간 갈등을 빚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당 소속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끼리도 예비후보별로 편이 나뉜다. 중영도의 경우 고대영(영도1) 시의원은 김비오 예비후보를, 박성윤(영도2) 시의원은 박영미 예비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선거운동을 도우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유정동, 정진우 예비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북강서을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산진을의 경우 예비후보 간 고소전까지 벌여 경선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 기초·광역 의원으로 구성된 원팀의 ‘지원 사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의회에 입성한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 대부분이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데다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의원은 “선출직 공무원인 구청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게 맞지만 지방의원은 최일선에서 선거운동을 도와야 한다”며 “지방선거 압승이 이번 총선에서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원외 지역위원장 출신 등 정치 신인은 같은 지역의 지방의원 및 구청장과 각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갖지 못한 정치 신인들이 지역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고, 이들을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하는 지방의원과 구청장도 더러 있는 것 같다”면서 “당 차원에서 원팀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