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0일 새로운보수당이 요구해온 양당 간 통합협의체 구성을 수용했다. 한국당은 설 연휴 전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간 회동도 추진키로 했다. 삐걱댔던 보수 진영의 통합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을 위해 양당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협의체 구성 시기나 협의체를 공개로 운영할지 비공개로 할지 등은 양당 간 조율해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한국당이 오늘까지 양당의 통합협의체를 거부하면 새보수당은 자강의 길을 가겠다”고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하며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새보수당은 제 보수진영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는 별개로 ‘당 대 당’ 신당 합당을 위한 대화 채널을 만들자고 요구해왔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회견에서 “기본 통합 논의는 혁통위 플랫폼에서 하고 정당간 실무 협의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위임받은 위원과 함께 논의해나가겠다”며 ‘투트랙’으로 통합 논의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 책임대표는 한국당이 양당 통합협의체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환영했다. 새보수당은 21일 오전 양당 협의체에 참여할 대표자를 정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양당이 통합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으긴 했지만 통합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견해가 많다. 당장 이날 회견 후 박 사무총장은 우리공화당까지 통합 대상으로 거론하며 필요하다면 전진당, 우리공화당 등과도 당대당 통합 채널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 새보수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전날 귀국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보수통합에 선을 그으면서 ‘보수 빅텐트’의 실현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한국당으로선 개혁보수 성향의 새보수당과 ‘소통합’이라도 이뤄야 한다는 절박감이 생긴 셈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