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공천 노리고 대거 등장
- 당락따라 거물 향후 행보 영향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 서병수 전 부산시장,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부산 울산 경남(PK) 보수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들은 내년 4월 총선에서 보수 재건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들에게 정치적 역할이 주어질지는 이번 총선에 나선 측근들의 성적표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년 이상 PK정치권을 주름잡았던 이들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처한 측근들이 이번 총선에서 한국당 공천을 노리고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서병수 라인’이 가장 눈에 뛴다. 2018년 지방선거때 ‘서병수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사들이 한국당 후보로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조전혁(해운대갑) 김미애(해운대을) 예비후보 등이 서 전 시장의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 서 전 시장이 지난 1일 송정 해수욕장에서 주최한 신년인사회에는 이들을 비롯한 1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해 끈끈한 결속력을 과시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영향력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전 대표는 곽규택(중영도) 김현성(남을) 당협위원장의 지역 입성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식(해운대을) 정오규(서동) 예비후보 등 ‘홍준표계’도 이번 총선을 통해 부활을 노린다. 이수원(부산진갑) 예비후보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적자다. 그는 정 전 의장의 비서실장과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경남 양산을에 출마 선언을 한 이장권 전 경남도의원은 김태호 전 지사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전했다. 경남 거제의 김범준 예비후보는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의 측근으로 인식된다. 그는 2014년 경남도지사 선거 새누리당 후보 경선 때 ‘박완수 캠프’의 대변인을 역임했다.

PK거물급의 ‘뒷배’는 측근들의 공천과 본선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당과 지역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고, 결속력이 강한 조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후계자들의 지역 안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PK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많고, ‘올드 보이’ 이미지도 강해 오히려 측근들의 정치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K거물급의 정치적 입지는 측근들의 운명과 연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보수 재건을 바라는 김무성 전 대표나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태호 전 지사와 홍준표 전 대표의 구상은 본인의 정치적 행보 못지 않게 측근들의 운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선 부산시장에 대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꿈도 측근들의 총선 성적표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