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규제 등 현안 해결책 모색
- 日, 앞서 일부 품목 규제 완화
- 靑 “충분하지 않다”… 갈 길 멀어
- 한중일 통상장관 3년 만에 회동
오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개월 만에 양자 회담에 나서면서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양국 간 현안이 정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경 판결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은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완전 철회를, 아베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따른 ‘국제법 위반’ 시정을 각각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한일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지난 20일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기존 ‘개별허가’ 대상에서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포괄허가취급요령 일부 개정령을 공시했다. 일본측이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양새이지만 청와대가 이에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만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수출 규제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가 수출규제의 단초가 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 해결을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양국이 대화를 통해 소송 당사자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타결이 이뤄지기보다는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이 추가적인 수출규제 완화를 실시하도록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는 물론, 한국을 수출관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로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수출규제와 관련해 명확한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지소미아 종료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한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발표할 당시 수출규제 완전 철회가 없다면 최종적으로는 지소미아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 나선 것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를 막판에 철회해 ‘최소한의 신뢰관계’를 유지했으며 ▷한·중·일 정상이 만나는 곳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했고 ▷연말 시한을 일방적으로 제시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등 북한발 리스크가 엄중해지는 것 등이 배경이 됐다고 꼽았다. 이에 따라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문제와 관련한 양국 공조 방안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한·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3국 경제·통상 장관은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12차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를 열어 무역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일본과 중국에서는 각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성 대신(장관급)과 중산 상무부 부장(장관급)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2016년 10월 29일 제11차 회의(도쿄)에 이어 3년 2개월 만에 열렸다. 3국 장관은 이날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내년 동아시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을 위한 3국 간 노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태경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