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비주류 미묘한 기싸움 노출
- 양정철은 “친문 비문 반문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그룹 용퇴론’을 두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86그룹 간판 중 한 명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이철희 의원의 ‘86그룹 동반 퇴진’ 공개 주장에 따른 후폭풍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일부 의원들이 전날 국회 모임에서 ‘86그룹 용퇴론’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터져나온 ‘86그룹 동반 퇴진론’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더미래는 민주당 내 진보·개혁 성향 그룹으로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옅은 86그룹 의원들이 많다. 이들은 이번 ‘86 용퇴론’이 이인영 원내대표와 우상호 전 원내대표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고 퇴진론이 부당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류와 비주류 간 기싸움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쇄신 대상으로 ‘비주류 86 그룹’이 주로 거론되면서다. 86그룹 의원들은 기득권화 및 세대교체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86그룹 재선 의원인 박홍근 의원은 2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86그룹은) 들어온 지는 20년 됐는데, 실무 참모 역할을 했던 것 아닌가. 당 대표를 했나, 대통령이 됐나, 서울시장이 됐다”라고 반문하며 “윗세대 선배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 주역이 돼 일해 본 경험이 없는데 선거를 앞두고 한 바탕의 희생양, 제사상 희생양으로 삼는 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능력, 실력, 진정성이 중요하고 앞으로 각자 공천과 당선을 통해 검증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퇴론이 촉발된 시점에 대해서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이 곧 본회의 부의를 앞둔 상황에서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등을 내세우며 단식 투쟁에 들어가며 대야 전선을 더 굳건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원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은 이날 민주연구원 유튜브 채널인 ‘의사소통TV’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출연해 “우리 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친문, 비문, 반문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