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내 방영 중단 공문 5월께 보내
- 김해공항선 광고대행사에 불가 처분
- “입맛 맞는 영상만 틀도록 압박” 비판
국토교통부가 부산시에서 제작한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 방영을 중단하도록 산하기관을 압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이 국토부의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을 반대한다는 이유다. 국토부가 제 입맛에 맞는 홍보만 허가하도록 산하 기관을 압박하면서 ‘갑질’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은 1일 국토부가 김해공항, KTX 열차 객실 등에 걸린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을 중단하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홍보 비용을 지불했는데도 국토부가 자신들의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홍보영상 중단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김해신공항 사업 관련 부울경 홍보 영상 중단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문에는 “동남권 관문공항이라는 내용으로 김해신공항 반대 목적인 영상이 방영되고 있는 바, 영상에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거나 일부 왜곡된 내용 등이 포함돼 있어 시청하는 국민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명시하며 영상 방영 중단을 요청했다. 이후 한국철도공사는 부산시에 ‘국토부의 방영중단 협조 요청’을 근거로 방영 중단을 통보했고, KTX 열차 객실 내에서 홍보영상은 사라졌다. 국토부는 ‘협조’를 요청했지만 한국철도공사가 국토부의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압박’인 셈이다. 김해공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4월 5일 김해공항 광고대행업체에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에 ‘승인 불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2017년 11월 김해신공항 확장안에 찬성하는 홍보 영상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부산시의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이 한국공항공사의 상위 기관인 국토부의 사업 방향과 맞지 않아 홍보 영상 승인 불가를 결정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문제는 국토부가 홍보 불가 사유로 제시한 ‘사회적 혼란’이 주관적 판단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철도공사에 보낸 공문에는 어떤 부분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왜곡됐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어떤 정치·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국토부가 김해신공항 문제를 자의적으로 정치 문제로 규정하고 오히려 ‘홍보영상 상영 불가’라는 정치 행위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재호 의원은 “홍보영상 상영 불가 사건을 보면 국토부는 자신의 입장과 같은 내용은 옳고 국토부 생각에 반대하는 내용은 틀렸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지자체의 정책 홍보를 국토부가 못하게 할 권리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