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야 정치권 수장이 국제신문이 운영하는 영상 채널 ‘비디토리’의 라이벌전에서 맞붙었다. 라이벌전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각계각층 라이벌이 출연해 특정 주제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는 비디토리 대표 프로그램이다. 30일 국제신문 5층 비디토리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녹화에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 위원장과 자유한국당 유재중 부산시당 위원장이 출연해 ‘21대 총선 전망’을 주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 논쟁을 벌였다.

영상을 뜻하는 ‘비디오(Video)’와 공장을 뜻하는 ‘팩토리(Factory)’의 합성어인 비디토리는 지난 1일 국제신문 창간 72주년을 맞아 개국했으며, 월요일 오후 8시 격주로 송출되는 라이벌전은 지금까지 ‘롯데 자이언츠 vs NC 다이노스’ 편 등 총 4개 방송이 업로드됐다. 이날 진행된 녹화의 본방송은 오는 7일 오후 8시에 비디토리 유튜브와 국제신문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다. 국제신문은 이날 이뤄진 라이벌전의 일부를 독자들께 미리 소개한다.

	30일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5층 비디토리 스튜디오에서 전재수(왼쪽)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유재중(오른쪽)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대담하고 있다. 가운데는 사회를 맡은 국제신문 디지털미디어국 박호걸 기자.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총선 계획·전망은

- 유 “김무성 의원만 불출마 기류”
- 전 “이르면 12월초 인재영입 발표”

# ‘조국 사태’ 온도 차

- 유 “조국 사퇴까지 집회 계획”
- 전 “野, 지역감정 조장 멈춰야”

# 김해신공항 재검증

- 전 “동남권 관문공항 무조건 필요”
- 유 “어떤 식이든 빨리 결론 내야”

■내년 4월 총선 의미와 전망은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 위원장(왼쪽), 한국당 유재중 부산시당 위원장

여야의 최대 승부처인 부산지역의 20대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은 18석이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11석, 더불어민주당 6석, 바른미래당 1석 순이다.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 위원장은 “지난 30년간 부산은 특정 정당이 세력을 독점해왔다. 그나마 부산에서 여야 간 경쟁 구도가 마련되는 초석을 깐 것이 2016년 20대 총선이었다”면서 “내년 총선은 부산이 과거로 다시 돌아갈 것인지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위원장은 목표 의석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인에게 선거는 유권자로부터 심판받는 입장,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겠다”며 “다만 (야당과) 경쟁 구도를 구축할 수 있게 과반 정도의 의석을 부산시민이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구 18석 중 적어도 9석 이상을 목표로 삼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국당 유재중 부산시당 위원장은 “내년 21대 총선은 우리나라 국운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현재 안보 불안, 경제 침체, 인사 참사로 국민이 힘들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직접 투표로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내걸었다. 유 위원장은 “부산은 전국에서도 뜨거운 지역”이라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현재 11석에서 추가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與 “후보 영입” VS 野 “물갈이보다 경쟁력”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진 물갈이’ 움직임으로 지역 정가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다. 유 위원장은 “정권 심판을 위해 물갈이가 필요하지만, 이기는 공천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대 총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 물갈이를 하더라도 유권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부산 한국당 현역 11명 중에서는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중영도) 의원을 제외하면 불출마 기류는 없다. 불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초선 윤상직(기장) 의원과 4선의 김정훈(남갑) 의원은 공천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활동을 재개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내년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유 위원장은 “서 전 시장이 한국당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데 당에서 서 전 시장을 필요로 한다면 쓰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부산 민주당의 경우 3선인 김영춘 의원을 제외한 5명 모두 초선이다. 전 위원장은 “부산 발전에 적합한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빠르면 오는 12월 초, 늦어도 12월 중하순에는 인재 영입 작업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부산시민이 보기에 적합한 ‘상품’을 내세울 것이고, 관료나 대학총장 출신 영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국 사태 관련한 온도 차

이날 대담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를 놓고 양당 시당 위원장은 뚜렷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전 위원장은 “병역, 취업 비리, 입시 문제는 민감하다는 점에서 당에서도 이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조국 장관 문제가 거의 두 달 가까이 전국을 흔들고 있다”며 “20대 국회에는 1만6000건이 넘는 법률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20대 국회 법안심사율이 30%밖에 안 된다”면서 “내년 부산시 국비 7조 원 시대를 열기 위한 당정 협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위원장은 한국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이 조국 장관보다 깨끗하고 청렴하기 때문에 공격하는 게 아니다”며 “20대 국회 들어서 (한국당 의원들은) 여러 번 국회를 보이콧하고 툭하면 장외 집회에 나서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조국을 흔들고, 문재인 정권을 흔들어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정략적인 판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유 시당 위원장은 “야당의 역할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라며 “최대 현안인 조국 장관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조국 사퇴 서명을 받고 있는데 전통적인 보수층은 물론 젊은 층도 참여한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검찰 수사를 철저히 하라고 말한 것은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조만간 조국 장관 부인이 검찰에 소환될 예정인데 이런 일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조국 장관의 사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부산시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을 주축으로 출범한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는 조국 장관이 파면될 때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해신공항 재검증 빨리 끝내야

양당 시당 위원장은 지역 최대 현안인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건설에 관한 재검증 문제를 놓고 국무총리실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건설 여부 재검증 기준과 관련해 정책(정무) 판단은 배제하고 기술 검증만 할 것이라고 최근 공식 확인했다.

전 위원장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무조건 해야 하는 역점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발생하는 항공 물동량의 90% 이상을 인천공항에서 소화하고 있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중국 상하이의 푸둥공항을 대체 공항으로 쓴다. 수도권 일극체제로는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김해공항 확장은 안 된다는 점을 총리실에서도 잘 판단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또 그는 “인천공항이 새로 생겨도 김포공항이 국내, 단거리 국외 노선을 운영하는 것처럼 가덕도 신공항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김해공항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면서 “김해공항의 국내 노선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단기 노선 운영은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총리실에서 이 문제를 놓고 시간을 끌지 말고 빨리 결정해달라. 시간이 늦어질수록 시민 불편만 커진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