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방미때 중재 요청 안해
- 도와달라는 순간 호구 전락”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전략물자는 ‘손 한 줌’ 된다”고 표현해 일본의 경제 보복이 국내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 차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1194개 전략물자 중 검토해보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이와 함께 세계 시장의 72.4%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D램 공급이 2개월간 정지되면 세계적으로 2억3000만 대의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런 카드가 옵션으로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도 “가장 좋은 조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면에서 우리가 일본을 앞서는 것이다. 유능한 기술자들을 많이 데려오고 인센티브도 많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역설하면서 “우리 기업이 핵심기술 분야의 기업을 M&A(인수·합병) 할 수 있게 인센티브를 충분히 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15년 전 노무현 정부 시절 한일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수석대표 당시 부품·소재 및 핵심 장비 분야에서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한일 FTA를 체결하면 제2의 한일 강제병합이 될 것 같다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해 한일 FTA를 깼던 일화도 전했다.
김 차장은 아울러 지난달 중순 미국 측과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를 논의하고자 미국에 들렀을 당시, 한일 관계를 ‘중재’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면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청구서’가 날아올 게 뻔한데 제가 왜 그걸 요청하겠는가”며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제가 ‘글로벌 호구’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지정학적 요인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며 “이 지역(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알래스카까지 가는 데 15분이 걸리는데 한국은 7초 후에 알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7초 대 15분인데, 지정학적 중요성이 나오지 않는가”며 미국과 협상에서 우리가 열세 입장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연장 문제는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찰용 인공위성 등 국방력 강화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