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은 19대 총선 박풍 향수
- 황교안, 부산 민생투어 황풍 장전
- 민심은 文·黃 누굴 택하지 주목
2012년 19대 총선 때 부산 울산 경남(PK) 선거는 ‘박풍(박근혜 바람)’이 강타했다.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울경 방문으로 선거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부울경을 방문할 때마다 5~10%의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문풍(문재인 바람)’은 태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울경 기대감은 동남권 광역단체장 싹쓸이 등 지방선거 압승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내년 4월 부산 울산 경남 선거에서도 ‘바람’을 기대한다. 정면으로 부닥칠 ‘제2의 문풍’과 ‘새로운 황풍(황교안 바람)’의 강도에 부울경 승패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과 한국당 간 ‘PK 쟁탈전’은 막이 올랐다. 양측 간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의 한가운데 부산이 자리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의 뜨거운 ‘부산 구애’가 시작되자 한국당에서도 황 대표가 직접 나섰다. 전날 부산에서 1박을 한 황 대표는 19일에도 부산 민심을 잡는 데 주력했다. 특히 그는 이번 부산 방문에서 부산과의 인연을 유독 부각했다. 그는 부산 민생투어 이틀째인 이날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와의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제가 부산시민인 것을 알고 계시나. 부산 명예시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직 생활을 하며 지방을 많이 다녔는데 두 번 근무한 지역은 부산밖에 없다. 두 번째 근무했을 때 부산에서 명예시민을 줬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딸이 부산에 살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유럽 순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구사한 ‘부산 마케팅’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 정상회담에서 부산~헬싱키 항공 노선 개설을 끌어내면서 “내 고향 부산”(국제신문 지난 13일 자 4면 보도)을 강조했다.
관심은 내년 총선 때 부산 민심이 누구의 리더십에 더 반응할지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수치만으로 보면 문 대통령이 부산 선거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부울경 지지율은 2017년 5·9대선 당시 득표율을 상회한다. 다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여야의 전망이 일치한다. 지역 보수층이 새로운 구심점을 찾은 만큼 ‘황풍’이 ‘문풍’을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데다 황 대표가 지난 4·3 경남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치력을 입증했다는 게 근거다.
두 바람의 세기는 전혀 다른 요인에 결정 날 것으로 분석된다. 문풍은 동남권 신공항, 2030 부산엑스포,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주로 지역과 관련된 정책 변수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황풍은 친박(친박근혜) 신당 출현, 박근혜 변수 등 보수층 내부 요인의 관리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총선 때 문 대통령과 황 대표 모두 전통적 지지층 결집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고공 지원’이 사라져 부울경 곳곳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간 ‘백병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