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한국 1세대 여성운동가…DJ와 민주화 한길 ‘평생 동지’

故 이희호 여사 97년 생애

  • 국제신문
  • 김미희 기자
  •  |  입력 : 2019-06-11 20:14:58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6·25 때 피란지인 부산에서
- 김대중과 첫만남 뒤 백년가약
- DJ 옥고 치를 때는 옥바라지로
- 망명 땐 후견인으로 평생 지켜 

지난 10일 밤 97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희호(1922~2019) 여사는 남편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부딪친 험난한 생을 마감했다. 2009년 8월 남편이 서거한 지 10년 만에 이 여사는 ‘인동초’ DJ 곁으로 돌아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고(故)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가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연합뉴스
이 여사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분단,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고 결혼 전에는 독신을 고집하며 유학을 다녀온 뒤 한국 여성 운동의 선구자로 활약한 엘리트 여성이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이기 이전에 여성 지식인, 여성 운동가로서 평생 여성 인권 신장에 힘쓰며 한국 여성 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 여사는 이화고등여학교(이화여고 전신)와 이화여자전문학교(이화여대 전신), 서울대 사범대를 거쳐 당시 드물게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이 여사는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 여성 교육자 황신덕 여사, 헌정사상 첫 여성 당대표(민주당)가 된 박순천 여사 등 당대의 엘리트와 함께 여성운동 ‘1세대’로 꼽힌다.

정치인 아내의 길로 들어선 뒤 남편이 여러 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것을 노심초사 지켜보며 험로를 걸었지만, 마침내 제15대 대통령(1998~2003년) 영부인이라는 영예를 누렸다. 김 전 대통령이 옥고를 치를 때는 옥바라지로, 망명 때는 후견인으로, 가택 연금 때는 동지로, 야당 총재 시절에는 조언자로 곁을 지킨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내조자를 넘어 정치적 동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여사 곁에서 그의 인생 역정을 지켜봐 온 사람은 ‘DJ의 삶이 곧 이희호의 삶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여사는 스스로 주체적 여성 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였고, DJ의 둘도 없는 ‘동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DJ는 1977년 이 여사에게 보낸 옥중 편지에서 “우리는 사적으로는 가족 관계지만 정신적으로는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동행자 간”이라고 썼다. DJ는 또 1983년 미국 망명 시절 강연에서 “아내가 없었다면 내가 오늘날 무엇이 됐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회고했다.

DJ의 정치적 기반은 호남이지만 이 여사와 인연을 맺어준 곳은 1951년 6·25전쟁 피란지 부산이었다. 이 여사는 당시 전란 중 부산에서 여성운동에 투신하고 있었고, DJ도 부산에서 해운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였다. DJ는 이 여사를 “이지적인 눈매를 지닌 활달한 여성”으로 기억했다. 공부를 많이 한 인텔리 여성 앞에서 주눅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상하리만큼 말이 잘 통한다는 점이었다.

이 여사는 마흔 살이었던 1962년 대한YWCA 총무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전처와 사별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DJ와 결혼했다. 이들 두 사람의 부산에서 인연이 10여년 만에 사랑의 결실을 본 셈이다.

김미희 기자

이희호 여사의 생애

1922년

9월 21일 서울 출생

1958년

美 스카렛대 대학원 사회학과 졸업

1961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1962년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

1980년

김 전 대통령 내란음모 사건 당시 국제적 구명운동에 앞장

1998년

대통령 영부인(2003년까지)

2011년

12월 김정일 조문 위해 방북

2019년

6월 10일 노환으로 별세. 향년 97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산재는 기업범죄다 <중> 외줄 타는 노동자
  2. 2최원준의 음식 사람 <15> 통영 욕지도 고등어 (상)-고등어 간독
  3. 3거가대교 통행료 낮출 해법 놓고 부산시·경남도 갈등
  4. 4부산시장 보선 야 조기 과열 조짐…하태경, 지방의원에 경선 중립 제안
  5. 5영유아 야외물놀이장 예약제 운영
  6. 6“대중이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노래 만들고 싶어”
  7. 7오륙도 선착장 앞바다서 물놀이하던 10대 사망
  8. 8BTS 중국 팬들, 정국 생일 축하영상 해운대서 찍는다
  9. 9부산경찰청장에 진정무 경남청장 내정
  10. 10관급공사 공법 두고 강서구·건설사 마찰…고발전 비화
  1. 1부산시장 보선 야 조기 과열 조짐…하태경, 지방의원에 경선 중립 제안
  2. 2국정원 기조실장에 박선원 발탁 2차장 박정현·3차장 김선희
  3. 3PK 통합당 중진들 “3선 제한案 현실성 없다” 성토
  4. 4이낙연 23.6%·이재명 15.3%…PK ‘대세 후보’ 없다
  5. 5국정원 기조실장에 ‘대북통’ 박선원, 차장에 여성 첫 발탁…3차장 김선희
  6. 6사천 국가지정 항공기정비업 인천발 난기류
  7. 7부동산 증세 4법 여당 주도 처리…7월 임시국회 마무리
  8. 8기껏 본회의 찬반토론 했지만…퇴장·단독처리 되풀이
  9. 9윤석열 ‘독재’ 발언에 여당 ‘맹공’ 야당 ‘두둔’
  10. 10백세시대, 실명 위험 황반변성 주의보
  1. 1북항 2단계 재개발...국내 첫 '결합개발'로 추진
  2. 2부산*울산 중소제조업 가동률 7개월만에 반등
  3. 3코스피 2280선 회복 눈앞… 연중 최고가 경신
  4. 4다주택자 세금인상 ‘부동산 3법’ 국회 통과
  5. 5피서철 불청객 독성 해파리 출몰에 해수욕장 쏘임 사고 잇따라
  6. 6공공재건축 50층까지· 공공택지 개발 등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 발표
  7. 7홍남기 부총리 “주택공급 부지, 태릉골프장 외 그린벨트 검토 안 해”
  8. 8
  9. 9
  10. 10
  1. 1부산 항만 종사자 1명 확진…감염경로 '깜깜이'
  2. 2오륙도 바다서 물놀이하던 10대 물에 빠져 사망
  3. 3부산 무더위 지속 … 폭염 특보 닷새째
  4. 4전국 흐리고 중부 강한 비…장맛비 5일까지 이어져
  5. 5경찰 고위직 간부 인사 발표...부산청장엔 진정무 경남청장
  6. 6경찰, 부산 지하차도 참사 관련 지자체 고위직 수사
  7. 7부산 170번 확진자는 러 선박 한인 선장…부산항發 ‘n차 감염’ 우려
  8. 8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4명…지역발생 다시 두 자릿수
  9. 9중부 밤사이 천둥 번개 동반 강한 비…부산 닷새째 폭염특보
  10. 10경남 의령, 이렇게 큰 호박 보신적 있나요?
  1. 1미국 교포 대니엘 강 LPGA 문 열자 첫 대회 우승
  2. 2추신수, 시즌 2호 장외포
  3. 3부산 기반 대한서핑협회, 대한체육회 준회원으로…한시적 조건부 승인
  4. 4김현 만회 골 터졌지만…부산, 선두 울산에 발목 아쉬운 2연패
  5. 5롯데 대반격 시동…원정·1점차 승부 잡아야 산다
  6. 6
  7. 7
  8. 8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