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단독소집 카드 만지작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회동이 무산되며 국회 정상화의 공이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이 주말에도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6월 국회가 열려도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휴일인 9일에도 물밑 협상을 벌였다. 앞서 지난 7일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주말 회동에 대해 “계속 (접촉)할 것이다. 서로 통화하고 직접 만나는 가능성도 다 열어놓을 것”이라며 “2자 회동도, 3자 회동도, 원내수석부대표도 만나는 등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6월 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빈손 국회’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방안이다. 국회 정상화가 지연되며 지난 4월 말 국회에 제출된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재난 대응·경기 대응 추경안을 원안 그대로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2조2000억 원 규모의 재난 관련 예산만 분리 처리하자고 주장한다. 나머지 민생경제 지원 예산인 4조5000억 원은 총선을 앞둔 여당의 선심성 예산이라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국채 발행 없이 조달할 수 있는 3조1000억 원의 추경 처리를 당론으로 정했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이 부분을 미리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야당의 청문회, 정보위원회 개최 요구를 두고도 여야가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따질 청문회를, 바른미래당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회동의 적절성을 따지는 정보위 회의 개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쟁을 위한 무리한 요구로 규정하고 선을 긋고 있다.

국회 공전 사태가 심화되면서 ‘국회 해산’ 요구마저 나왔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국회를 정말 안 열 것이냐”며 “이렇게 가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낫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국회 정상화가 시급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단독으로 국회 소집을 요구해 6월 임시국회를 연 뒤 한국당과 협상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말 그대로 최후의 방법이고 그런 일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