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경투어 마치고 도착 몇 분전 충돌
- 전복 후 급류에 휘말린 듯 가라앉아
- 갑판 승객은 수영해 빠져나와 구조
- 아래 선실 머문 사람들 참사 당한 듯
- 현지 기상 악화로 구조작업 어려움
- 수위 5m·수온 10~15도 저체온증 위험
- 한강 3분의 1 폭 … 하루 수백 척 운항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사고에서 인명 피해가 커진 것은 폭우 속에서 선박을 무리하게 운항한 데다 구명조끼를 포함한 안전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헝가리 현지 언론은 이날 폭우로 유속이 빨라진 상황에서 배끼리 충돌해 침몰이 가속화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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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헝가리 의회에 설치된 웹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사고 영상을 보면 사고 유람선과 추돌 사고를 일으킨 대형 크루즈선이 선박들로 복잡한 강을 운항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IDOKEP 캡처 |
■사고 순간
외교부 설명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허블레아니는 29일 밤 9시5분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 강 위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빠른 속도로 가라앉았다. 한 목격자는 현지 인터넷 매체 ‘인덱스’에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한 대형 크루즈선이 허블레아니를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이 충돌로 허블레아니가 전복돼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른 속도로 가라앉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근처에 있던 다른 선박 탑승자들은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고 소리치며 발을 동동 구른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의 한 기상서비스 웹사이트가 공개한 기상관측용 CCTV 화면을 보면 대형 크루즈선이 머르기트 다리의 교각 쪽으로 향하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리 아래에서 크루즈선이 방향을 튼 직후 앞서가던 작은 선박을 뒤에서 추돌하는 듯한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부딪힌 선박은 허블레아니로 추정된다.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는 30일 서울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경위에 대해 “유람선으로 야경 투어를 거의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이었다”며 “도착 몇 분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갓 출발한 ‘바이킹 크루즈’라는 큰 배가 허블레아니 후미를 추돌했다고 구조자 한 분이 말했다”고 전했다.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의 통역을 돕는 한 현지 교민은 “구조된 사람 중 한 분은 ‘큰 유람선이 오는데 설마 우리를 (들이)받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두 배가 부딪혀 전복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갑판에 나와 있던 탑승객들은 물에 빠진 뒤 수영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배 아래층에 있던 탑승객 중 상당수는 침몰하는 유람선 밖으로 나오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교민은 전했다.
■악천후로 구조작업 난항
현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와서 다뉴브강 강물이 많이 불었고, 유속도 빠른 데다 수온도 15도 이하로 아주 낮아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M1 방송은 현재 다뉴브강의 수온이 10∼15도로 낮아 물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현재 5m 높이의 강물 수위가 며칠 안에 5.7∼5.8m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야간에만 70척 운항·충돌 위험
침몰 사고가 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야경 유람선 코스는 동유럽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은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한 케이블방송에서 ‘꽃보다 할배’ 동유럽 편을 방송한 뒤 중·장년층의 로망으로 자리 잡은 영향도 있다.
문제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한강 폭의 3분의 1가량의 다뉴브강에 유람선이 너무 많이 다녀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영국 가디언은 “소규모 관광 보트부터 대형 크루즈선까지 하루 수백 척의 배가 다뉴브강을 오간다”고 했고, 현지 언론 ‘444’는 “야간에만 70척이 운항한다”고 보도했다.
박태우 김미희 기자 일부 연합뉴스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