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호프(hope)’가 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맥줏집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맥주잔을 부딪쳤다. 이번 ‘호프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이 원내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오늘 자리를) 주선하셨고, 쉽지 않은 자리였을 텐데 우리 ‘누님’ 나경원 원내대표가 흔쾌히 와주셔서 기쁘다”며 “오늘 제가 맥줏값을 내는 날인데 정말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민생으로부터 우리 정치는 제자리를 찾고 또 출발해야 하는 만큼 급한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국회가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도 화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흔쾌히 (호프타임을) 한다고 해서 저도 흔쾌히 같이 했다”며 “우리 국회 문화가 정말 각박해졌다. 각박함 속에 소통이 부족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 국회 파행 사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이렇게 파행된 것, 경제가 어렵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국회 상황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 대해, 이 원내대표와 오 원내대표가 오시기 전 일이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려 한다”며 “한꺼번에 우리가 모든 것을 풀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좀 더 마음을 열고 각박하고 소통하지 않는 문화를 바꿔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오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는 진솔하게 국회를 빨리 정상화해서 일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느꼈고, 나 원내대표는 오랜 정치경험 속에 또 큰 정치무대에서 역할을 하셨기 때문에 고심 속에 큰 결단을 할 수 있는 고민을 갖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3당도 국민들이 갖고 있는 그런 절박한 마음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생각으로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다 풀어놓고 대화를 시작해 좋은 희망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조정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 정상화까지 여전히 난항이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재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경기 부양 추경 심사를 조속히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재해 추경만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또 한국당은 국회 파행의 책임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에 있는 만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정상화를 우선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만의 저녁 회동에 제외된 정의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상무위 회의에서 “예정돼 있던 국회의장과 5당 원내대표 회동이 한국당이 불참을 통보해오면서 취소됐다”며 “공식적이고 정례적인 의장 주최의 5당 원내대표 회동은 내팽개친 채 ‘호프 미팅’으로 대신하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협치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