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연수 보고서 제출 의무 없어
- 기획위 울릉도·도시위 경주 등
- 주요 상임위 일정 속속 진행
해외연수 기간에 군의회 의원이 여행가이드를 폭행하고 접대부를 요구한 경북 예천군의회 사태 이후 부산시의회가 국외 연수 계획을 보류하는 대신에 국내 연수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를 두고 시의회가 절차가 까다로운 해외 연수를 피해 사전 심사나 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는 국내 연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나온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간 울릉도와 독도에서 국내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수에는 기획행정위 소속 의원 8명을 비롯해 전문위원 7명, 입법정책담당관실 2명 등 17명이 동행했다. 연수 목적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역사 탐방과 걷고 싶은 부산을 조성하기 위한 울릉도 보행길 비교 시찰이다. 하지만 첫째 날 일정인 울릉군청, 울릉군의회 방문을 제외하고는 패키지 관광 일정(독도박물관, 나리분지 관광지구, 독도 역사탐방)과 비슷하다.
앞서 지난달 도시안전위원회(경북 경주), 복지환경위원회(광주), 해양교통위원회(경남 일원) 등도 상임위 활동과 관련된 연수를 다녀왔다. 교육위원회는 오는 23, 24일 대구에서 국내 연수를 할 예정이다.
박승환 기획행정위원장은 “이번 국내 연수를 놓고 의원들이 많이 고민했는데 외유성 관광이라는 이미지를 지우려고 최대한 노력했다”면서 “연수 목적을 잘 살려 향후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의원은 1인당 연간 최대 250만 원의 여비가 세금으로 지원된다. 부산시의회의 경우 국외연수 비용을 2년간 모아 유럽 등으로 국외 연수를 떠나는 게 관행이었다.
지방의원 국외 연수는 선진국의 지방자치·자치행정 현장을 견학해 안목을 넓히고 정책을 지역 상황에 맞게 접목하자는 취지로 시행돼 왔다. 하지만 관광이 주목적인 경우가 허다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맞춰 시의회는 지난 10일 열린 제277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부산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에 관한 조례안’(국제신문 지난 2일 자 4면 보도)을 원안 가결했다. 이 조례안은 행정안전부의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규칙표준안’을 조례에 반영해 공무국외활동 심사위원회를 20인 이내로 구성하고, 심사위원장을 의회 운영위원장이 아니라 민간위원이 맡도록 했다. 출장을 가려는 의원 1명 이상은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국외 출장계획을 설명하고 답변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연수의 경우 사전 심사를 받거나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조례나 지침 등 강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시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연수 모습을 기대했는데 관행이라는 이유로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 굳이 연수를 갈 필요가 있느냐는 게 대체적인 시민 정서”라며 “국내외 연수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