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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교착 속 북한 화물선 압류…북미 대화재개 더 꼬인다

“6·12 싱가포르선언 정면 위반, 압류한 선박 조속히 돌려 달라…美 움직임 예리하게 지켜볼 것”

  • 김태경 박태우 기자
  •  |   입력 : 2019-05-14 19:31:4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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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 발표

- 실질적 외화벌이 수단 막혀 타격
- 송환여부 따라 맞춤형 대응 예고
- 당분간 대치국면 이어질 듯

북한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한 미국 정부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 향후 북핵 협상 재개를 둘러싼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법무부가 지난 9일(현지시간)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지난해 4월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다가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된 이 배는 현재 미국령 사모아로 이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북한은 14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미국 정부가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데 대해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즉각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날 담화에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며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을 공약한 6·12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특히 “미국은 저들의 날강도적인 행위가 금후 정세 발전에 어떤 후과(뒤에 나타나는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지체 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비교적 높은 형식으로 대미 비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간 기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 당국자들을 비난할 때나 미국의 대북인권 제기 등 현안에 대해 외무성 개별 당국자 명의로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이라는 낮은 형식으로 수위를 조절해왔다.

북한이 이번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사건을 얼마나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압류 사건이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는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절대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의 대표적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을 운반하는 선박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우회로를 찾으며 외화벌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북한에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의 제재가 상징적 차원이 컸다면 이번 선박 압류조치는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 경제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조치인 셈이다. 촘촘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어렵사리 뚫고 불법 환적 등을 통해 석탄 등 주요 수출품을 해외에 판매해 외화벌이를 해왔는데 그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북한은 이번 조치를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이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송환을 요구한 만큼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보면서 맞춤형 대응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변인은 “미국이 제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며 미국식 ‘힘’의 논리가 통하는 나라들 속에 우리가 속한다고 생각했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북한의 외교적 자존심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린 와이즈 어니스트 압류건은 앞으로 북미대화의 교착 국면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경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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