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羅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 될 것”

- 李 “밥 잘 먹고 말도 많이 듣겠다”

- 덕담 건네며 뼈있는 말 주고받아

- 5월 임시국회 접점찾기 탐색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새 원내대표가 업무를 시작한 9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했고, 이 원내대표는 “밥도 잘 먹고 말도 많이 듣겠다”고 화답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격돌 이후 민주당과 한국당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국회에도 ‘늦은 봄’이 찾아올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가 먼저 한국당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인사차 나경원 원내대표를 찾아 5월 임시국회를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여러 번 반문도 해봤다”며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며 “산불이나 지진 등 우리가 정성을 쏟아야 할 일이 있는 만큼 경청하겠다. 가능하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국회 본연의 일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가 되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면 좋겠다”며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겠다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인영, 나경원 원내대표의 상견례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될 각오가 있다”고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인 보수로 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기대가 크고 응원도 늘 많이 한다”고 화답했다. 

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의지가 큰 만큼 주요 쟁점에 대해 ‘통 큰 양보’도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주재한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생을 살릴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 야당이 주도하는 것도 좋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임할 것”이라고 “민생 회복이라는 정치 본연의 자리를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에 따라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 심사 과정에서 야당이 원하는 ‘민생 정책 예산’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손하 원내대표를 차례로 방문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