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공당 대표의 발언인지 의심”
- 與 “黃은 토착왜구 옹호 대변인”
- 연일 막말 주고받으며 극한 대치
- 4월 국회도 ‘빈손’으로 끝날 듯

청와대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으로 여야가 결국 주말 대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금도를 넘어섰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에서 “좌파 천국을 만들었다”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역시 한국당을 “극렬극우세력과 토착왜구 옹호세력의 대변인”이라고 지칭하며 막말 공방을 벌였다. 제1, 2당의 극한 대치로 4월 국회도 올스톱될 가능성이 커졌다.

황 대표의 공격에 청와대가 직접 나섰다. 청와대는 21일 황 대표가 문 대통령을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 “과거에 사로잡힌 모습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구시대적 색깔론이며 공당 대표의 발언인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어째서 제1 야당의 역할은 전혀 하지 않고, 극렬극우세력과 토착왜구 옹호세력의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는가”라며 “민생과 안보를 지키고자 한다면 한국당과 황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거리가 아니라 국회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황 대표를 “황교안 법무부 장관, 황교안 권한대행이 또다시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운영의 주요 부분을 담당했다는 점을 상기시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어제 광화문에 울려 퍼진 국민의 외침을 ‘색깔론’으로 일축하며 외면하고 있다. 국민의 외침은 단순히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 오늘의 대한민국과 우리의 미래세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색깔 없는’ 국민의 걱정을 깊이 새겨듣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한국당의 광화문 집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 찼다. 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 등을 항의하기 위한 이번 집회에 한국당은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이름을 붙였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1시부터 한국당 상징색인 빨강 모자와 티셔츠 차림의 인파가 서울 세종대로와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당은 이날 모인 인파를 2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한국당은 대규모 집회를 위해 원내·외 당협위원장에게 당협별로 당원과 지지자 100∼300명을 동원하도록 독려했다.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첫 장외집회에 나선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구걸하고 다니는데, 대한민국 자존심을 어디다 팔아놓았나.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좌파독재 중단하라’ ‘경제폭망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선창하기도 했다. 집회 후 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청와대 인근 효자동 주민센터로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에 따라 다음 달 7일에 끝나는 4월 임시국회는 ‘빈손’으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2기 인사를 놓고 여야가 ‘극한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주요 쟁점법안과 민생현안 심의는 첫발조차 떼지 못했다. 여야의 ‘이미선 대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민주당의 새로운 원내지도부 선출되는 5월에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