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가 경남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지역민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사업관리비로 일부 주민의 필리핀 관광을 지원한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밀양 송전탑 건설에 따른 주민지원 관련 공익감사청구’ 결과를 보면, 한전은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가 요청한 주민대표 및 동반가족의 해외 전력설비 시찰에 사업관리비 3252만 원을 사용했다. 이 협의회는 밀양 송전탑 관련 주민 요구사항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민관협의체다. 협의회 소속 밀양 지역 주민대표와 배우자 등 19명은 2015년 12월 5~10일 필리핀 방문에서 현지 전력설비(일리한발전소) 시찰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또 밀양 송전탑 건설 주변 지역에 대한 특별지원사업비를 집행하면서 서류 확인도 없이 주민대표 요청만 따르는 바람에 지원금 7억8000만 원이 3년9개월 이상 농산물 공동판매시설 신축에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2014년 5월 밀양 A면의 농산물 공동판매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13억8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A면 주민대표와 합의했다. A면 주민대표는 증빙 서류도 없이 토지구입비 4억 원을 요청했고, 한전은 이를 그대로 지급했다. 그러나 실제 토지구입비는 3억5000만 원이었고, 부동산 거래 신고액은 2억6300여 만원이었다. 지역주민의 문제 제기로 이 사실이 밝혀지자 주민대표는 해당 토지를 다시 매각하고 지난해 9월 한전의 지원금 전액 7억8000만 원(토지구입비 4억 원, 시설 운영비 3억8000만 원)을 공사에 반환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한전이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의 방호인력 수송을 위한 전세버스 임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한 데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