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적극 지지 약속 발판
- 김해공항 확장 불가론 강조
- 황교안 김해신공항 고수론에
- 정치적 이유 아닌 근거로 반박

- 부울경 지역 의견 일치 내세우고
- 가덕도 언급 안해 갈등요소도 빼

부산 울산 경남(PK) 시장·도지사가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안(김해신공항) 저지 기자회견을 이례적으로 ‘서울’에서 진행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PK가 김해신공항 불가론 ‘대국민 홍보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김해신공항 불가론의 ‘전국 이슈화’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대립 각을 세우는 듯한 견해(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1·3면 보도)를 밝히면서 촉발됐다.

문승욱(왼쪽부터) 경남도경제부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김해신공항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민주당 지지 업고

신호탄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쐈다. 이 대표가 지난 13일 부산시와 민주당의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아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직접 언급하면서다.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처음으로 김해신공항 입장을 발표하면서 사업의 동력을 얻은 만큼 이를 발판으로 전방위 공세에 나선다는 포석이다. 다시 말해 이번 기자회견은 이런 민주당의 지지를 등에 업고 김해신공항의 불가론을 확대 재생산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이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의 검증 결과가 (이달 말) 발표되면 김해신공항 문제를 국토교통부보다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국당 반대 막고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김해신공항 고수론을 ‘사전 방어’하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의 김해신공항 입장은 민주당과 정면 배치된다. 지난 13일 황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다른 상황 변화가 없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이미 정리가 다 된 것을 번복하고 자꾸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안’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의미다. 이런 발언을 의식하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울경 시장·도지사는 황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대표의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근거는 과거, 현재,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5개 지역의 갈등 현안이었던 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부산 울산 경남은 마음을 모았고 대구, 경북은 당시 통합신공항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있다”고 상황 변화를 설명했다.

■지역 갈등 요소 빼고

부울경 시장·도지사는 동남권 관문공항의 새로운 입지로서 ‘가덕도’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은 철저히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충실했다. 이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펼치는 만큼 지역 갈등으로 보일 만한 요소는 일단 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는 부산 울산 경남(PK)과 대구 경북(TK) 지역 갈등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기자회견문도 ‘지역 갈등 문제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주는 데 집중했다. 이날 오거돈 부산시장은 기자회견 이후 “대구 경북과 어디까지 논의가 진행됐느냐”는 질문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PK에는 김해신공항을, TK에는 통합신공항을 대안으로 내놨다. 통합신공항에 대한 상당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의 현안인 통합신공항 문제가 무리 없이 진척되는 만큼 대구 경북에서 김해신공항 불가론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