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차기 총선·대선 변수 판단
- 동남권신공항 지지부진땐 악재
- 황,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 막아
- TK 강화·보수층 재결집 호재로
- 중앙당 정책전선 명확해지자
- 각 부산시당 성명·논평 내 대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방향에 명운을 걸었다. 형태는 완전히 다르다. 민주당은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 새로운 관문공항 추진’으로, 한국당은 ‘김해신공항 고수’로 전선이 명확해졌다. ‘신공항 제로섬 게임’에 돌입하면서 어느 쪽이든 치명상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한국당 제로섬 게임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완전히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표가 새로운 관문공항 추진이라는 부울경 민주당, 광역단체장과 입장을 같이한 반면 황 대표는 계획된 김해신공항 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앙당의 전선이 명확해지면서 그동안 ‘신공항 대치’를 피해오던 부산 민주당과 한국당의 입장도 선명해졌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성명을 통해 “동남권 관문공항은 국가의 백년대계와 국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황 대표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역임한 사람이 기회주의적이고 행정편의주적인 태도로 동남권 관문공항을 반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 부산시당 역시 논평을 내고 “시와 민주당이 김해공항 확장안이 결정됐는데도 동남권 공항 추진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더 이상 중요한 국책사업이 정략적 도구로 이용돼서도, 선거용 ‘미끼상품’으로 활용돼서도 안 된다”고 맞받았다.
■완전히 다른 계산법
관망하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직접 ‘신공항 키’를 잡은 것은 영남권 정치 지형에 관한 셈법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신공항을 활용해 흔들리는 부울경 민심을 확실히 묶어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 때 부울경 민심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차기 대권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정치적 계산에는 청와대가 ‘김해공항 백지화 및 새로운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으로 정책 전환을 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황 대표로서는 영남권 민심의 안정이 급선무다.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국면이 이어지면 대구·경북(TK)까지 들썩이면서 영남권 재결집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이상 지속돼온 김해공항 확장안의 정책 연속성을 감안하면 변경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해신공항 백지화→동남권 관문공항 재추진’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부울경에서 21대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도 유리한 분위기에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되면 한국당으로서는 대형 악재다. 하지만 김해신공항이 그대로 추진되거나 동남권 관문공항이 재추진되더라도 시기가 늦어지면 민주당이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안에 확실한 담보가 없으면 PK발 정권 위기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개 과정 촉각
여야 대표가 모두 신공항에 발을 담근 만큼 번복은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전개 과정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된다. 부울경 광역단체장과 지역 민주당은 총리실 검증은 예정된 수순이고 결국 김해공항 백지화 및 동남권 관문공항 재추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민주당과 청와대가 모두 신공항에 올라탄 형국이기 때문이다. 총리실 검증 후에 다시 김해공항 확장안 추진으로 돌아가면 청와대와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비난에 휩싸일 수 있다. 청와대가 예고된 위기를 감수하면서까지 ‘김해신공항 추진’이라는 선택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지역 민주당 안팎의 계산이다.
하지만 김해신공항 추진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도 현재로서는 김해공항 확장안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것이 근거다.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국토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 정부의 사전 경고음이 울리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의 급변은 또 다른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