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밝은 얼굴로 손 흔들며
- 동당역 메운 취재진에 여유
- 영접 나온 베트남 정치국원과
- 1분간 악수·이야기 주고받아
- 트럼프 숙소는 메리어트호텔
- 김 위원장 숙소와 7㎞ 떨어져
“베트남까지 3000㎞가 넘는 여정을 거쳤다. 따뜻하고 열광적으로 환영해준 데 대해 이 나라(베트남)에 감사한다.”
26일 오전 8시22분. 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달려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용열차에서 내린 후 영접 나온 베트남 고위관료에게 이렇게 말했다. 안경을 쓰지 않은 김 위원장은 65시간이 넘는 긴 여정에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많은 취재진을 의식한 듯 미소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하노이행은 ‘철통 경호’ 속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오전 8시14분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했다. 열차를 끄는 기관차는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운전석 창문 아래쪽으로는 터널과 열차를 형상화한 듯한 둥근 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DF4D 3058’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객차는 평양에서 출발한 전용열차 그대로였으며, 짙은 녹색에 창문 아래로는 노란색 가는 줄이 가로로 칠해져 있었다.
열차는 55번이라고 쓰인 객차의 문을 환영통로와 정확히 맞춘 후 멈췄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에 마련된 환영통로와 내리는 문의 위치가 맞지 않아 5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오전 8시20분 드디어 객차 문이 열렸다. 객실 문이 열리자 대기하고 있던 베트남 의장대가 트럼펫을 불렀지만 곧 멈췄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이 김 위원장이 아닌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기 때문이다. 김 제1부부장은 미리 자리를 살피러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앞서 나왔다.
닫혔던 객차 문이 다시 열린 것은 8시 22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문을 열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로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포마드를 발라 힘있게 넘긴 ‘패기머리’를 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영접 나온 베트남 권력서열 13위 보 반 트엉 공산당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약 12초간 악수를 했다. 이후 꽃다발을 받아 관계자에게 넘기고 배석한 양측 통역을 통해 보 반 트엉 정치국원과 약 45초에 걸쳐 얘기를 주고받았다. 곧이어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환영 인파 등에 둘러싸여 플랫폼 밖으로 나갔다. 김 위원장을 에워싼 경호원들은 역 안으로 몰려든 취재진과 환영 인파를 헤치고 길을 트며 그를 대기하고 있던 검정색 벤츠 차량까지 안내했다.
한편, 베트남 당국은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시내 멜리아 호텔 일대를 전면 통제하고 유사시를 대비해 장갑차와 소방차를 배치하는 등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김 위원장은 멜리아 호텔 22층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묵을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멜리아 호텔을 보안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JW메리어트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다. 두 호텔은 직선거리로 약 7㎞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는 30여 분 걸리는 거리이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