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 대 수도권 대결땐 홍이 유리
- 홍·황은 당심서, 오 민심서 우위
- 현역 의원 확보는 황이 많지만
- 원외 당협위원장 다수 홍 지지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3파전 구도로 잡혔다. 홍 전 대표는 30일 “우리 당이 ‘도로 탄핵당’이 되는 것을 막으려 다시 한번 전장에 서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 “신세 지지 않고 선거를 치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전당대회는 ▷영남과 수도권 표심 ▷ 당심과 민심 ▷ 현역과 원외의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3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자서전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영남 대 수도권

‘영남 대 수도권 대결’로 잡힌 지역 구도는 홍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 경남 창녕 출신으로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는 그동안 ‘영남 대표론’을 주장해왔다. 반면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은 서울 출신이다. 홍 전 대표가 최근 대구 경북 출신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을 만나 단일화 논의를 한 것도 ‘영남 대표론’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됐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 전체 책임당원 33만여 명 중 영남권 당원이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영남 표심’이 홍 전 대표에게 쏠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국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황 전 총리가 21.5%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황 전 총리는 대구 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 등 영남권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당심 대 민심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 모두 ‘당심’의 우위를 자신한다. 이른바 보수층 표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경기 평택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해 “한국당 당 대표로 도전하는 입장에서 한국의 안보를 지키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을 겸한 출판기념회에서 “막말과 거친 말로 매도됐던 저의 주장들이 민생경제 파탄, 북핵 위기 등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 전 시장은 민심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중도표 흡수 등 확장성의 적임자라는 것이다. 그는 이날 강원 원주시에서 가진 당원간담회에서 “언론에서 오세훈은 확장성이 있고 중도표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현역 대 원외

과거와 같이 현역의원의 입김이 당원 투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황 전 총리의 승리가 유력하다. 초반 판세는 ‘황교안 대세론’이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황 전 총리는 친박(친박근혜)·잔류파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비박(비박근혜)·복당파 의원 상당수도 황 전 총리와의 직간접적 인연을 부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홍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는 현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20대 총선과 2017년 5월 대선,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등 잇단 선거 패배로 현역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것이 홍 전 대표 측의 분석이다. 홍 전 대표는 현역과 달리 당협위원장을 지낸 원외 인사 상당수가 자신을 지지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 yain@kookje.co.kr